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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무직·아들은 벌레·딸은 빚쟁이…그들을 죽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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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4-18 10:43:29 수정 : 2016-04-24 13: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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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향한 증오심에서 비롯한 연쇄 살인극이 미국 전역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약 2년에 걸쳐 남편과 아들을 죽인 엄마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라는 법의 심판을 받았다. 엄마의 꾐에 넘어가 범행에 동참한 둘째 딸도 수십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됐다. 이들의 악행은 세 번째 표적이었던 큰딸이 목숨을 건지면서 만천하에 드러났다.

미국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에 사는 다이아느 스타우드테(51)가 가족을 향한 증오심을 품은 건 약 4년 전.

남편 마크(61)는 무직인데도 항상 놀러 다니기 바빴다. 그는 매일 동네 카페에서 악기만 연주했다. 다이아느가 홀로 건강센터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했지만, 마크는 딱히 아내를 돕지 않았다.

아들 션(26)은 게을렀다. 다이아느는 아들을 소위 ‘벌레보다도 못한 놈’이라 생각했다.

딸 사라(27)는 대학을 졸업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않았다. 대학생활 동안 쌓인 빚이 있는데도 갚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다이아느는 속만 터질 노릇이었다. 다이아느와 마크 사이에는 둘째 딸 레이첼(25)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막내딸(11)도 있다.



다이아느는 결국 품어서 안 될 생각을 하고 말았다. 마크와 션, 사라를 차례로 죽이자는 결심을 한 것이다. 그래서 조력자가 필요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남몰래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있어야 했다. 다이아느는 공범으로 레이첼을 선택했다.

2012년의 어느날, 다이아느는 남편이 즐겨 마시는 스포츠음료에 부동액을 탔다. 외신들에 따르면 부동액의 달짝지근한 향 때문에 마크는 전혀 의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아느는 부동액이 중추신경계를 천천히 마비시켜 자연사로 처리될 수 있다는 글까지 인터넷에서 본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는 같은해 4월8일 숨졌다.

다이아느는 병원에서 “남편이 며칠 동안 계속 아팠다”며 “그는 의사를 보러 가기 싫어했다”고 말했다. 부검 결과에서도 딱히 의문점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마크는 부동액을 마시고도 자연사 처리됐다.



다이아느는 한껏 고무됐다. 그는 다섯 달 뒤, 같은 방식으로 아들 션도 살해했다. 그는 역시나 아들이 몇 년 동안 심장병을 앓았으며 갑자기 호흡을 멈추더니 죽었다고 병원에서 말했다. 그렇게 션도 마크와 마찬가지로 자연사 처리됐다.

이들 두 사람의 사망사건에 경찰은 개입하지 않았다. 범행 과정 중 이사로 두 사람이 각기 다른 주소에서 사망 처리된 데다 다이아느가 마크와 션을 화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다.

9개월 뒤인 2013년 6월, 다이아느는 사라에게도 부동액을 탄 음식을 먹였다. 그러나 사라는 생의 문턱을 넘기 직전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이때부터 경찰이 다이아느의 가족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죽은 것도 모자라 또다시 다른 가족이 병원에 실려 가니 수상한 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경찰은 다이아느에게 뭔가 미심쩍은 구석이 있음을 직감했다. 게다가 사라를 관찰한 의료진이 “독살이 의심된다”고 말하면서 수사에 탄력이 붙었다.

션이 죽었을 때 채취한 혈액샘플 분석한 경찰은 부동액 성분을 밝혀냈다. 결국 다이아느는 남편과 아들 그리고 딸을 독살하거나 죽이려 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올 1월 법원에서 가석방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처음에 다이아느는 범행 일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공범 레이첼이 경찰조사에서 모든 사실을 밝히면서 모녀의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레이첼은 두 달 뒤인 3월에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최소 42년을 복역해야 가석방 자격이 주어진다.



레이첼은 뒤늦게 사라에게 사과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생각하지 못했던 점이 너무나 미안해요. 오빠와 언니를 보호했어야 하는데…. 언니가 아프지 않게 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내가 너무 싫어요. 언니는 항상 내게 모범이 되는 사람이었어요.”

법정에서 사라는 “난 희생자가 아닌 살아남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아버지와 오빠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힘들며, 그들은 항상 자신을 보호해주는 존재였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다이아느와 레이첼의 살인극은 미국 ABC 뉴스가 6편으로 나누어 시리즈로 보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미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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