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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머리이식' 도전자와 의료진들 영상통화했다

입력 : 2016-01-25 16:23:01 수정 : 2016-01-25 2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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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7년 세계 최초로 예정된 머리이식 수술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당사자인 발레리 스피리도노프(31)는 담담하다. 러시아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는 그는 휠체어에 의존해 겨우 몸을 움직이지만, 수술을 자신하는 박사들의 얼굴을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스피리도노프는 지난 18일과 19일 양일에 걸쳐 자신의 머리수술을 맡을 박사들과 영상통화를 진행했다.

하나는 건국대 의학전문대학 김시윤 박사와 이탈리아 신경외과 의사인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 그리고 자신이 동시에 연결된 것이다. 다른 하나는 김 박사 대신 중국 하얼빈 의대의 런 샤오핑 박사가 들어온 것으로 통화는 약 3분간 이어졌다.

 

김 박사는 “(통화에서) 스피리도노프는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를 했다”며 “카나베로 박사로부터 나에 대한 이야기와 현재까지의 연구성과 소식을 많이 들어왔다고 했다”고 밝혔다. / 사진=발레리 스피리도노프 컴퓨터 화면 캡처



영상은 스피리도노프가 녹화했다. 런 박사는 미국 시카고에 머물고 있으며, 내달 중순 하얼빈에 돌아온다. 김 박사는 건국대에서 연구교수로 수술을 준비 중이다.

김 박사는 25일 세계일보에 “(통화에서) 스피리도노프는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를 했다”며 “카나베로 박사로부터 나에 대한 이야기와 현재까지의 연구성과 소식을 많이 들어왔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당신(스피리도노프)의 컨디션 회복을 위해 카나베로 박사와 긴밀하게 연구 중”이라며 “(수술) 위험성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인사를 건넸다”고 말했다. 그는 쥐의 경추를 절단하고, 재접합한 수술에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접착제로 사용한 결과, 운동기능과 소화기능 회복을 확인했다며 스피리도노프를 안심시켰다. PEG는 스피리도노프의 머리이식 수술에서도 쓰일 가능성이 크다.

 

런 박사는 스피리도노프가 지켜본 영상통화에서 “(원숭이 연구로) 훌륭한 데이터를 얻었다”며 “인간 카데바(해부용 시신)로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쯤 수술과 관련된 좋은 데이터가 나올 것”이라고 스피리도노프를 안심시켰다. / 사진=발레리 스피리도노프 컴퓨터 화면 캡처


과거 생쥐 1000마리 머리이식 성공으로 ‘프랑켄슈타인 박사’로 불린 런 박사도 스피리도노프와의 영상통화에서 수술 성공 가능성을 강조했다. 스피리도노프의 컴퓨터에 뜬 삼자통화에서 카나베로 박사도 밝은 표정으로 그를 격려했다.

런 박사는 최근 원숭이 머리를 다른 원숭이의 신체에 이식해 부분성공을 거뒀다. 부분성공이라 말하는 이유는 혈관이식은 했지만, 신경이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윤리성을 의식해 원숭이를 안락사시켰다.

그러나 런 박사 소식을 전한 매체들이 원숭이 머리 이식을 100% 성공한 것으로 보도해 오해의 소지가 일었다.

이에 김 박사는 앞선 22일 “원숭이 실험 완전 성공으로 보일 수 있다”며 “제일 처음 실험 소식을 전한 ‘뉴 사이언티스트’에는 신경연결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음에도, 국내 기사에는 성공적으로 원숭이 머리를 이식했다는 말이 나왔다”고 우려했다. '뉴 사이언티스트'는 해외 과학 전문지다.

런 박사는 스피리도노프가 지켜본 영상통화에서 “(원숭이 연구로) 훌륭한 데이터를 얻었다”며 “인간 카데바(해부용 시신)로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쯤 수술과 관련된 좋은 데이터가 나올 것”이라고 스피리도노프를 안심시켰다.

한편 “지난해 카나베로 박사와 통화한 대한민국 기자다. 당신의 영상을 캡처해도 되겠느냐”는 내용으로 보낸 이메일에 스피리도노프는 “반갑다”며 “대신 홈페이지 하나만 같이 소개해달라”는 답장을 보내왔다. 그가 말한 홈페이지는 머리이식 성공을 위해 수술비를 모금하는 사이트로 보인다.

 

발레리 스피리도노프의 소식을 전하는 모금운동 사이트 / 사진=desireforlife.org 홈페이지 캡처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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