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란과의 항공편 운항도 중단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의 외교관계 단절에 이어 교역과 항공편 운항까지 중단키로 결정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의 이란과 외교관계 단절은 양국 간 항공편과 교역 종결은 물론 사우디 국적자의 이란 여행 금지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 항공 당국도 이날 "사우디 정부의 외교관계 중단 결정에 따라 이란으로 향하거나 이란에서 오는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란 무슬림의 사우디 메카와 메디나 성지 순례(하지·움라)는 허용키로 했다.

이는 사우디가 '두 성지(메카·메디나)의 수호자'로서 무슬림의 의무인 성지순례를 치를 기회를 변함없이 보장한다는 점을 과시해, 이슬람 발상지로서 종교적 권위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에 우호적인 수니파 이슬람 국가도 이란과 외교 단절에 동참했다.

바레인은 이란과 외교관계 단절을 발표하면서 자국에 주재하는 이란 외교관들에게 48시간 안에 떠나라고 통보했고 수단은 단교와 함께 이미 이란 외교관들을 추방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공사)급으로 격을 낮췄다.

수니파 진영의 외교적 대응에 맞서 바레인, 이라크 등 시아파가 많은 곳에선 사우디 규탄 시위가 이어졌다.

이란 외무부는 사우디의 외교관계 단절 선언에 대해 "사우디가 생존 위기에 처했다는 증거"라며 "국내 문제에 대한 시선을 밖으로 돌리려고 단교를 발표했다"고 비난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