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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문소는 '승진 포기' 고참 경찰들의 피신처

입력 : 2015-09-11 18:52:25 수정 : 2015-09-11 22: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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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우수한 인재들 근무 기피...승진 포기한 고참 위주로 배치...전체 평균 연령보다 8살 많아
검문소에서 의무경찰(의경)과 함께 지내며 경계 및 검문검색 등의 임무를 맡는 경찰의 연령이 경찰 전체 평균 연령보다 8살가량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고 우수한 경찰들이 검문소 근무를 기피하면서 상대적으로 진급과 무관한 ‘고령 고참’들을 주로 배치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경찰서나 지구대와 떨어진 곳에서 의경들을 관리하며 유사상황에도 대비해야 하는 검문소 근무의 특성을 감안해 적절한 인력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이 10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검문소 근무자 연령 및 계급’에 따르면 검문소 근무자의 평균 연령은 2013년 52세에서 지난해 51세, 올해 51세로 3년째 50대를 기록했다. 2013년 기준 경찰 평균 연령(42.8세)보다 8.2세나 많다. 현재 검문소 근무 경찰 67명의 계급은 초급 간부인 ‘경위’가 56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위 아래인 경사와 경장이 각각 9명과 1명, 경위 바로 위의 경감 1명 등이다. 대부분 50세 이상의 경위가 검문소 책임자인 셈이다.

25일 오후 총기 오발 사고로 의경 1명이 사망한 서울 은평구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과학수사대원과 군인이 출입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
검문소는 최일선에서 검문검색과 경계 활동 등을 맡고 있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검문소 근무를 ‘한직’으로 인식하거나 인사 고과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는 실정이다. 과거 검문소에서 일한 적이 있는 서울의 한 경찰은 “상부에서도 검문소에 우수 인력을 보내는 것을 ‘인력낭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실적을 내기 어려운 보직이라 승진을 포기한 50대 경위들이 한직으로 생각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발생한 구파발 검문소 총기사건의 피의자인 박모 경위도 53세이던 지난해 2월 구파발 검문소 배치됐다. 진선미 의원은 “경계근무를 서는 막중한 책임을 진 경찰이 노령화돼 있는 것은 문제다. (검문소에도) ‘젊은 피’를 수혈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최근 “단독(혼자) 근무하는 곳도 몇 군데가 있는데, 그곳에 근무하는 경찰은 어느 누구보다 유능해야 한다”며 “이 같은 점을 하반기 인사 때 감안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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