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더민(傅德岷·78·사진) 전 중국 충칭(重慶)공상대 문학원 교수는 17일 충칭에 위치한 ‘대한민임시정부구지진열관’(진열관)의 존재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1991년 작가의 신분으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은 푸 전 교수는 충칭임시정부시절(1940∼1945년) 주석을 지낸 백범 김구 선생의 애국정신에 감명받아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도 임시정부의 활동을 널리 알려온 인물이다.
중국 내 저명한 작가인 그는 2000년 저서 ‘충칭과 명인’에서 ‘김구, 충칭에 있다’라는 글을 통해 임시정부 역사를 중국 대륙에 전했다. 이후 3년간 자료를 수집해 2009년 출간한 기록문학 ‘지주중류’(砥柱中流·난세에도 의연히 절개를 지킨다)는 ‘백절불굴의 김구’로 국내에 번역·소개돼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팔순을 바라보는 푸 전 교수는 이날 지팡이를 짚은 채 불편한 다리를 지탱했지만 임시정부 활동을 전하려는 열정만은 건장한 20대 청년과 다름이 없었다.
그는 “충칭임시정부는 중·한 양 국민이 힘을 합쳐 일제에 항전했다는 역사적 상징물”이라며 “올해 세계 반파시스트전쟁(제2차 세계대전)·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은 중·한 양국이 충칭임시정부의 공적을 널리 알리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에서 대두하는 군국주의가 우려스럽다”면서 “한·중 양국이 과거 힘을 합친 것처럼 지금도 일본 군국주의의 실상을 알리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교수는 항일기 한국광복군의 역할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푸 전 교수는 2차대전 당시 광복군 활동에 대해 “1943년부터 1945년까지 인도 전선에서 영국군과 함께 항일전쟁을 수행했다”면서 “중국에서도 큰 희생을 해 항일전쟁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인터뷰 도중 그는 ‘한중인민우의문학장’ 증서를 펴 보였다. 2010년 김신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장이 수여한 상장이다. 푸 전 교수는 “2008년 책 집필 중 김구 선생 아들인 김신 회장이 중국말로 감사 전화를 해 왔다”며 “그때 나는 응당 해야 할 일을 할 뿐이고 양국민의 우정을 생각할 때 책을 쓰는 것이 오히려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퇴직 후 시, 산문 등 창작 활동에 전념 중인 그에게 소망이 하나 있다. 임시정부와 김구 주석의 활동이 드라마로 제작돼 한·중 양국에 방영되는 것이다. 그는 “애국심은 가장 고결한 인류 정신으로 공유해야 할 품격”이라며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 모두 임시정부의 민족독립을 위한 노력을 잘 알아야 하며 후세들도 기억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칭=신동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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