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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중인 B777 여객기. |
지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상공에서 러시아제 ‘부크'(Buk) 미사일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간항공기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지만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부크 미사일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크(Buk) 미사일은 러시아가 냉전기 서방의 순항미사일과 고고도 전폭기를 요격하기 위해 1979년 실전배치했다. 마하5의 속도로 순항 미사일, 스마트 폭탄, 무인기 등을 요격한다.
140km 거리 안에서 최대 2만5000m 고도의 비행물체를 요격할 수 있다. 이번에 피격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는 1만m 상공을 비행중이었다.
미 행정부는 부크 미사일을 발사한 주체로 우크라이나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군용기는 민간항공기보다 기동성이 훨씬 뛰어나고 자체 방어시스템도 잘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부크 미사일 같은 강력한 대공무기의 공격을 막아내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군용기보다 느리고, 탐지장비와 방어수단도 없는 민간항공기는 지상이나 공중에서의 미사일 공격에 속수무책이다.
이러한 위협은 냉전 종식 이후 분쟁 지역을 중심으로 민간항공기에 대한 지상 공격 횟수가 증가하면서 표면화됐다. 특히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테러 대상인 미국, 이스라엘 항공기와 아프간, 이라크 등에 기착하는 외국 항공기에 대한 공격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방산업체들은 민간항공기의 안전을 보장할 시스템을 개발해 제안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스라엘 엘빗 시스템(Elbit Systems)의 ‘C-뮤직’(MUSIC : MUlti-Spectral Infrared Countermeasure)이다.
C-MUSIC은 민간항공기의 배면에 장착하는 대응시스템이다. 적외선(IR) 탐지장치와 열상 카메라, 레이저 경보 수신장치(RWR) 등을 종합적으로 사용해 지상에서 발사된 대공미사일을 교란하는 장비다.
이 장비는 이스라엘 민간항공기 일부에 장착되어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MUSIC은 지상에서 활동하는 반군의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테러는 쉽게 막아낼 수 있지만, 이번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처럼 중고도 지대공미사일의 공격을 저지하는 것은 어렵다.
이밖에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종류의 장비들을 개발하고 있지만 부크 미사일처럼 강력한 위력의 지대공 미사일을 막을 능력은 없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처럼 교전이 벌어져 군용기들이 격추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곳은 민간항공기가 진입하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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