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女컬링 등 선전 눈길, 中에 12년 만에 아시아 1위 내줘
17일 동안 눈과 얼음 위에서 신명나게 펼쳐졌던 축제는 끝났다. 대한민국은 소치올림픽에 사상 최다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했지만 3회 연속 종합 10위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제는 4년 뒤 평창올림픽이다. 태극전사들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평창에서의 선전을 다짐해야 할 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소치올림픽을 세 차례에 걸쳐 되짚어 본다.
‘금3, 은3, 동메달 2개로 종합순위 13위(현지시간 22일 현재).’
이번 소치 대회에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인 71명의 선수를 내보낸 한국선수단의 성적표다. 당초 금메달 4개 이상을 따내 3회 연속 종합순위 톱10에 들겠다는 목표를 아쉽게도 이루지 못했다. 주요 외신들이 6개의 금메달까지 가능하다고 평가했던 예상에 한참 모자란다.
한국은 4년 뒤 평창올림픽을 겨냥해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스키, 빙상,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컬링, 아이스하키, 루지 등 6개 종목에 출전했다. 임원을 포함한 선수단 규모도 역대 최대인 120명으로 꾸렸지만 기대 이하 성적으로 스포츠 강국의 자존심을 구기고 말았다.
‘빙속 여제’ 이상화(서울시청)가 500m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했고, 박승희(화성시청)는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와 1000m에서 정상을 밟아 유일하게 2관왕이 됐다. 박승희는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 심석희(세화여고)와 함께 한국 선수 중 이번 대회 최다 메달리스트로도 이름을 올렸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서는 은빛 레이스를 펼치며 이번 대회 남자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메달을 챙겼다.
한국은 전통 메달밭이던 남자 쇼트트랙이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의 후폭풍에 시달리기까지 하면서 노메달의 수모를 당한데다 ‘밴쿠버의 영웅’ 모태범과 이승훈(이상 대한항공)마저 기대에 못미쳐 메달 전선에 차질을 빚었다. ‘효녀는 있고, 효자는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희망도 봤다. 스켈레톤의 신예 윤성빈(한국체대)이 한국 썰매 종목을 통틀어 사상 최고 성적인 16위에 올랐다. 모굴 스키의 최재우(한국체대)는 최초로 결선 무대를 밟으며 4년 뒤 평창에 차려질 무대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역사도 짧고 저변도 거의 없는 여자컬링은 10개 참가국 중 세계랭킹이 제일 낮지만 8위(3승6패)에 올라 국민적 관심을 받기도 했다.
평창 대회에서는 들러리로 전락하지 않고 ‘아름다운 도전’이 아닌 메달의 진한 감동을 전하려면 이제부터라도 경기력 향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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