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 출입구 닫은 것도 피해 키웠다" 17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붕괴로 오리엔테인션을 하던 부산 외국어대학생 6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한 사고는 일단 지붕이 수일에 걸쳐 내려 쌓인 눈 무게를 못이겨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우나오션리조트측은 건물 천장이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눈 하중에 약할 수밖에 없는 데도 제설을 제대로 하지 않고 수백명이 참석하는 행사를 하도록 한 것도 사고의 한 원인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폭설로 쌓인 눈 치우지 않아
대구기상대, 경북도 등에 따르면 경주지역에는 최근 1주일 동안 평균 50㎝가 넘는 눈이 쌓였다.
눈이 1㎡의 면적에 50㎝ 가량 쌓이면 눈 무게만 평균 150㎏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사고가 난 강당이 1천명 이상을 한꺼번에 수용해 행사를 할 만큼 대형이고, 바닥 면적이 990㎡ 정도로 보더라도 이 강당 지붕에 쌓인 눈 무게가 148t 이상이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강당 외벽은 샌드위치 패널 구조여서 일반 콘크리트 구조보다는 눈의 하중에 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데도 강당을 관리하는 리조트 측은 수천명이 참석하는 행사를 유치하고도 제설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행사를 주최한 쪽도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행사를 진행했다.
눈이 내리지 않을 때 지붕위에 쌓인 눈을 어느 정도 치웠더라면 이번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 출입구 닫은 채 행사…사고 키웠다
추운 날씨 탓에 학생들이 바람을 막으려고 강당 출입구를 모두 닫고 행사를 한 것도 신속한 대피를 할 수 없어 대형사고로 이어지게 된 요인으로 추정된다.
대피한 학생들에 따르면 출입구 반대편에 있는 무대 쪽의 지붕부터 붕괴하자 뒤쪽에 있는 학생들부터 대피를 시작했다.
하지만 출입구 상당수가 닫혀 학생들은 신속하게 대피할 수 없었다고 한다.
또 붕괴가 시작된 무대 쪽과는 반대방향인 주출입구 쪽으로 학생들이 몰리면서 신속한 대피가 늦어졌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은 출입구에 몰려 자신이 나갈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를 기다리며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학생이 문 앞에서 건물 밖으로 나가기를 기다리는 사이 무대 위부터 무너져 내린 지붕은 10여초 만에 전체적으로 폭삭 주저앉았다.
◇ 산기슭에다 눈 등으로 구조 늦어
경주 시내에서 동대산 정상 주변에 있는 리조트를 잇는 도로에 제설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소방차와 구급차가 사고 현장에 바로 들어가지 못한 것도 구조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9시 11분께 신고를 받은 즉시 현장에 출동했다.
그러나 산기슭에 있는 마우나오션리조트로 진입하는 도로가 좁고 많은 구간에 눈이 쌓여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 구간에서는 반대 방향에서 오는 차와 동시 통행을 할 수 없어 현장 도착 시간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또 사고 당시 경주지역에 약한 눈발이 날린 것도 구급차 출동이 늦어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경찰은 사고 수습을 마무리하는 대로 리조트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과실이 드러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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