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화 시설도 상당수 부실 농촌이 가축분뇨의 역겨운 냄새에 빠르게 점령당하고 있다. 주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농촌은 더 이상 ‘공기 좋고 물 맑은 곳’과는 거리가 멀다. 가축분뇨 악취 민원은 2003년 2381건에서 2012년 9941건으로 10년간 무려 4.2배 증가했다. 축산업은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가축분뇨 처리 등 친환경 축산은 열악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축산업 생산액은 1990년 3조9229억원으로 전체 농림업 생산액(18조5456억원)의 21.2%에 머물렀다. 2012년에는 16조225억원으로 농림업 생산액(46조3571억원)의 34.6%로 비중이 커졌다. 이 기간 농림업이 2.5배 성장한 반면 축산업은 4.1배 발전한 것이다. 이에 가축분뇨 발생량도 2006년 4025만5000t에서 2012년 4648만9000t으로 늘었다. 가축분뇨는 퇴비와 액비(물거름)로 자원화하거나 정화방류, 해양투기 등을 해왔다. 2006년에는 가축분뇨 중 82.7%(3329만3000t)가 자원화, 9.1%(365만4000t)는 정화방류, 6.5%(260만7000t)는 해양투기, 1.75%(69만6000t)는 자연증발 등으로 처리됐다.
이후 해양투기의 축소와 금지로 가축분뇨의 자원화 물량이 증가했다. 2012년 자원화 규모는 88.7%(4123만6000t)로 올라갔다. 그러나 퇴·액비가 엉터리로 만들어져 농경지 살포 시 ‘무시무시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작년 4∼6월 전국 260개 가축분뇨 자원화 조직체의 액비 부숙(腐熟·썩혀서 익힘) 상태를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완전히 썩지 않았다. 액비유통센터 208곳 중 79곳(38%)만 부숙판정을 받았다. 126곳은 중숙, 3곳은 미숙 상태였다. 공동자원화시설 52곳 중 28곳(53.8%)은 부숙, 15개소는 중숙, 24개소는 미숙판정을 받았다. 정부가 2011년 축사 1만7720곳의 실태를 조사해보니 9925곳이 무허가였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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