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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방사능 공포 다시 엄습… “먹기도 가기도 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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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8-01 19:54:58 수정 : 2013-09-13 17: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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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원전서 세슘 다량 검출에 국내 불안감 커져 괴담 확산
수산물 꺼리고 관광도 취소 상인·여행사 수입 줄어 울상
“방사능 걱정 때문에 일본산 생선은 아예 쳐다보지 않아요. 방사능에 피폭된 생선을 먹으면 기형을 유발한다는 소문까지 나도니 더 불안하죠.”

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난 주부 윤모(38)씨는 “일본 방사능 이야기 때문에 장보기가 겁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원산지를 꼼꼼히 확인하며 시장을 둘러보던 윤씨는 결국 국산 갈치만 구입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정모(74·여)씨도 “판매하는 생선의 원산지가 정확히 표기됐는지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 “국산이라고 하면 믿고 살 수밖에 없는데, 진짜 국산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日 수산물 수입 중단하라”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여성환경연대 등 환경·시민단체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 폐수 무단 방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범준 기자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 정부기구가 지난달 10일 “원전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발표한 이후 “원전에서 채취한 오염수에서 다량의 세슘이 검출됐다” 등 7월에만 후쿠시마 원전과 관련된 이상징후가 6차례나 국내외에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 세슘은 체내에 들어가 누적되면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사이트, 커뮤니티에는 농수산물은 물론이고 일본산 과자와 음료수, 화장품, 분유·기저귀, 주방도구에 이르기까지 방사능 관련 문의와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tlc****’는 “요즘 일본에서 나오는 모든 먹거리 등 먹지 말아야 할 것이 많다”는 글을 남겼고, 아이디 ‘Lon****’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맥주도 멀리한다”고 썼다.

특히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하면서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상인 이모(55·여)씨는 최근 전송받은 문자메시지를 꺼내 보였다. 메시지에는 “일본 방사능 수증기 유출되기 시작했고, 기형 식물·생선이 발견되고 있다. 일본 근해에서 잡히는 생선을 국산으로 속이고 팔고 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씨는 “확인되지 않는 루머들이 급속도로 확산돼 매출이 줄까봐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일본 관광도 다시 감소하는 추세다.

임신 4개월째인 유모(27·여)씨는 올 초부터 계획했던 일본 여행을 미련없이 포기했다. 여행지로 일본과 제주도를 놓고 고민하던 유씨는 잇따르는 일본발 방사능 관련 보도를 보고 제주도로 결정했다.

일본 여행을 안내하는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에는 방사능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의 일본 여행 카페(회원수 51만명)에는 지난달 25일 ‘방사능 글 관련 부분규제’라는 제목의 공지 글까지 올라왔다. 공지 글은 “무분별한 방사능 관련 글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과 방사능 관련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한다”면서 “막연한 질문과 출처가 없는 방사능 관련 글은 규제한다”고 돼있다. 여행사들도 울상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 여행 예약 10건 중 3∼4건 정도 취소가 들어오고, 취소 건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YWCA 연합회, 여성환경연대, 녹색당 등 6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이날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폐수 방류를 규탄하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중단을 촉구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그러나 지난달 18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3호기의 원자로 건물에서 수증기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국내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지난달 31일까지 전국 14개의 지방방사능측정소에서 분석한 대기 중 부유먼지에서 인공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이날 발표했다.

황계식·박영준·김승환·홍주형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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