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의 경차 ‘스파크’가 새롭게 태어났다. Gen2 엔진과 신형 C-TECH 무단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출력은 5마력, 복합연비는 0.5㎞/ℓ 개선됐다. 실내에는 쉐보레의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마이링크가 추가됐다. 서울 청담동에서 경기도 동탄까지 왕복 91.8㎞의 거리를 시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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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가 15일 발표한 스파크S. |
스파크S는 기존 스파크의 고급 사양에 파워트레인과 마이링크를 추가한 셈이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스파크는 ‘Star’ 트림으로 130만원의 자동변속기를 포함한 가격은 1240만원이다. 판매량으로 그 다음은 이보다 59만원 비싼 1299만원의 LT이고 1038만원의 L이 뒤를 잇는다. 스파크 S는 이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 2개의 파생모델이다. LS와 LT 각각 자동변속기를 포함하고 1281만원과 1373만원이다. 기존 트림과 비교하면 약 41만원과 74만원 가격이 오른다.
▲ 무단자동변속기 장착해…연비·출력 향상
스파크S의 가장 큰 특징은 무단변속기다. C-TECH라고 부르지만 일본의 변속기 전문회사 ‘자트코’에서 가져왔다. 닛산의 소형차에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CVT7’ 이다. 일반적인 무단자동변속기에 보조 유성기어를 추가해 저속에서 힘을 더하도록 구성했다. 서울 강남을 빠져나가는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신호등이 이어지는 복합한 도로다. 스파크S는 기존에 비해 부드럽게 대열을 따라간다. 1.0ℓ 75마력의 신형 엔진은 기존대비 불과 5마력 상승에 그쳤지만 CVT 변속기와의 조합으로 저속에서 힘이 좋다. 간선도로를 빠져나가는 언덕에서도 여유있는 가속이 가능하다. 고속화도로에 진입하니 80∼90㎞/h 사이로 여유롭게 주행할 수 있다.
저속과 중속에서 소음은 많이 줄었다. 기존 모델 특히, LPGi의 경우 엔진의 소음이 그대로 전해지고 변속기의 어색한 충격이 느껴져 전반적인 승차감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스파크S의 승차감은 특별한 이질감을 못 느낄 정도로 개선됐다. 다만, 신차도 제한속도를 넘는 고속으로 들어가면 힘에 부친 듯 거친 소리를 낸다. 노면 소음과 더불어 엔진 출력의 한계가 느껴진다. 경차라면 그래도 훌륭한 주행성능이다.





▲ 마이링크 탑재로 편리…작은 옵션들은 모닝과 비교돼
겉모습에서 변화를 찾기는 힘들다. 다만 ‘블루벨 블루’, ‘미스틱 스카이 블루’, ‘허니멜로 옐로우’ 등 차체 색상 구성을 바꿨다. 오는 6월 창원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는 스파크 전기차에도 블루 계열의 색상이 적용될 전망이라 향후 스파크의 대표 색으로는 블루 계열이 꼽힐 것이다.
실내에 앉으면 스티어링휠에 은색을 더했고 중앙에는 마이링크가 장착됐다. 그 외에 특별한 변화를 찾기는 힘들다. 스파크의 최고급 사양인데도 공조시스템은 수동이다. 직관적이고 단순한 구성이며 경차의 기본에 충실했다. 호화로운 옵션을 찾긴 힘들다. 와이퍼 역시 수동이지만 속도감응식이다. 헤드라이트는 자동이다. 창문을 내리는 스위치도 자동이 아니다. 한번에 올리고 내리면 편리할 듯 하지만 출고 후 DIY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없다.
센터페이시아 중앙에 위치한 마이링크는 다른 쉐보레 차에서 익숙하게 보던 그것이다. 터치를 기본으로 하며 전원, 홈, 볼륨까지 단 4개의 외부버튼만 있다. 여기에 아이폰, 갤럭시 등 스마트폰을 연결해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고 오디오, 후방카메라 등 기본적 기능은 스마트폰 없이 사용한다.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내비게이션 ‘브링고’는 유료다. 하지만 지도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교통정보도 반영하니 장점이 있다. 반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거나 가족 가운데 여러 명이 이 차를 운행한다면 모두 브링고를 별도로 다운받아야하는 불편함과 중복지출이 예상된다. 이런저런 불편을 감수하기 싫다면 50만원의 마이링크 옵션을 선택하지 않고 일반적인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면 된다. 마이링크가 없으면 이 자리에는 1단의 작은 오디오가 기본 장착된다.




2009년 첫 등장부터 의견이 분분했던 계기반은 조금 더 깔끔하게 모양을 가다듬었다. 동그란 속도계와 네모난 LCD 화면이 조합돼 속도, 엔진회전수, 주행거리, 평균연비, 연료잔량 등을 표시해준다. 첫 출시에는 모터사이클의 계기반과 닮아서 조롱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제는 익숙함과 개선된 디자인으로 어색함이 사라졌다.
스파크S에는 고급 사양답게 안전옵션이 모두 기본장착됐다. 변속기가 바뀌면서 경사로밀림방지장치가 추가된 것도 눈에 띈다. 쉐보레 관계자는 “CVT가 소형차에 가장 효율적인 변속기”라면서 “경쟁차에 비해 연비, 힘에서 앞선다”고 설명했다.
시승코스를 주행한 기자의 평균 연비는 18.1㎞/ℓ를 기록했다. 이 차의 복합연비 15.3㎞/ℓ보다 좋은 수치다. 하지만, 좋은 연비를 기록하기 위해 신호대기마다 시동을 잠시 꺼두었고 에어컨도 켜고 끈 것을 감안하면 그리 높은 수치는 아니다.
무단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스파크S가 과연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경쟁차 모닝의 경우 CVT 모델이 있지만 가격 차이에 비해 연비 차이가 작다는 이유로 CVT 모델은 전체 판매량의 1%도 차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과연 CVT를 장착하고 옵션을 강화하며 가격까지 올린 스파크S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글·사진=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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