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치노이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미ㆍ중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CNN 방송 아시아 담당 기자 출신의 치노이 연구원은 북한을 15차례 다녀왔으며 북핵 위기와 관련한 책도 썼다.
그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능력 강화에 대응해 미국과 한국이 방어력을 높이는 것은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로 대변되는 미국의 현행 대북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뒷받침한다고 전제했다.
미국의 대화 의도와 달리 북한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국제 사회의 압박과 제재에 직면할 때마다 똑같은 패턴으로 긴장을 고조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일을 반복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의 지지를 받는 대북 제재도 당장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것이라는 기미도 현재로선 별로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가 완강하게 반대하는 한 가지 접근 방식, 바로 최고위급 대화만 남은 상태라고 치노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미국이 지난해 평양에 특사를 비밀리에 보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최고 지도자가 모든 핵심 결정을 내리는 북한 체제를 고려할 때 중간급 외교관에 의한 대화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치노이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2기 취임 국정연설에서 국제 현안에 대한 평화적 해결 방안을 제시한 점을 상기시키고 나서 사태가 더 악화하기 전에 고위급 특사를 임명해 김정은 제1위원장과 직접 만나 상황을 역전시킬 가능성이 있는지 타진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농구 스타인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을 예로 들면서 권력을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대중영합적인 정치 스타일을 보여온 것은 북한의 경제 상황 및 국제 사회와의 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로드먼이 가져온 핵심 메시지도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오바마 대통령과 얘기하기를 원한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치노이 연구원은 북한과 얼굴을 맞대고 토론해야만 협상의 희망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으면 최소한 긴장의 연속이고 최악에는 한반도에서 새로운 분쟁이 생기거나 핵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 모험을 걸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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