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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이 방아쇠 당긴 민족주의 파고… 한·중·일 협력체제 ‘흔들’

입력 : 2012-09-21 00:40:46 수정 : 2012-09-21 00: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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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보복전 불사… 갈등 격화 한·중·일 3국 협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잇따른 영토·과거사 갈등으로 분출된 ‘배타적 민족주의’ 탓이다. 동북아 지역 협력의 기본틀까지 뒤흔드는 형국이다.

위기의 방아쇠는 일본이 당긴 측면이 적지 않다. 일본은 지난달 독도 갈등을 빌미로 ‘통화스와프 축소’를 꺼내들며 한국을 윽박질렀다. 이어 영토 분쟁 중인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매입하겠다며 중국도 압박했다. 극우풍토로 정치적 이익을 꾀하려는 일본 정치권의 얄팍한 게산이 이 같은 도발의 배경을 이룬다. 이에 중국은 경제보복 카드로 일본을 코너로 몰고 있다. 적정 수위에서 갈등을 봉합하기에는 마땅한 중재자도 없는 상황에서 갈등은 악화되고 있다.

중국 해양감시선(오른쪽)과 일본 순시선(경비선)이 18일 동중국해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나란히 항해하며 대치하고 있다.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은 일본의 해상자위함 이동에 맞서 20일 군함 2척을 센카쿠 인근 해상에 배치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고조되는 ‘경제보복’ 전운


센카쿠 갈등을 계기로 중국에서는 일제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달 독도 갈등이 불거졌을 때 한국에게 경제보복을 들먹였다가 이번에는 중국에게 된통 당하는 꼴이다.

중국의 선단양(瀋丹陽) 상무부 대변인은 19일 “일본의 센카쿠 매입이 중국과 일본 사이의 경제와 무역에 좋지 않은 충격을 주고 한·중·일 3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중·일 FTA 유보 가능성과 함께 일본 국채를 대량 매도해 일본에 충격을 주자는 주장도 터져나온다. 중국 상무부 산하의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진바이쑹(金栢松) 연구원은 한 언론 기고문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일본에 타격을 주는 방법은 일본 국채시장에 일격을 가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보유 중인 2300억달러 규모의 일본 국채를 팔아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은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를 빼들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2010년 9월 센카쿠 충돌이 발생했을 때 희토류 수출 중단과 통관 지연으로 일본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희토류는 첨단제품 제조에 필수적인 소재로, 일본은 전체 수입량의 약 5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경제보복이 양국 모두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최근 사설에서 “중국은 ‘적을 1000명 죽이고 아군은 800명 손실 보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고 능력도 있다”며 강경노선을 취했다.

◆갈등관리 공동시스템 필요

전문가들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 교역량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한·중·일이 서로 경제보복을 감행한다면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한·중·일 정부가 배타적 민족주의에 휘둘리지 않게 냉정함을 되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기도 한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3국 간에는 협력의 이익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전면적 대결 양상으로 가서는 안 된다”면서 “역사적으로 전쟁, 갈등, 영토 문제가 있지만 공동체를 만들어 협력을 유지해 가는 유럽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도 “앞으로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공동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권력의 판도가 바뀌는 상황에서는 다자간 틀 속에서 규칙(룰)을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전개했던 일본이 역사적 반성을 하지 않아서 시작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영화 ‘러브레터’ 감독으로 유명한 이와이 슌지는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이 그 섬(센카쿠제도)을 사려는 행위가 얼마나 도발적인지 상대국 입장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글을 올려 일본 책임론을 거론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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