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지위 남용 우려가 문제
워즈니악 “평결 동의 안해” 아이폰5가 LTE(롱텀에볼루션)를 지원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LTE 관련 특허소송을 제기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으나 애플의 특허 공격을 받고 있는 점을 미루어 볼 때 특허 침해 여부를 따져보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아이폰4S 발표 후 불과 15시간 만에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지난달 말 애플이 미국 소송 대상에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인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를 포함시킨 점도 삼성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LTE 통신특허 등 가진 카드가 많다”고 말했다.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말이다.
삼성전자는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에 신고된 LTE 표준특허 수가 819건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삼성이 LTE 특허를 무기로 애플 압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의 LTE 특허 중 상당수가 3G(3세대) 이동통신 관련 특허와 마찬가지로 표준특허이며, 이를 근거로 즉각 판매금지 요청을 할 경우 독점적 지위 남용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애플이 삼성에 이미 특허 사용료를 낸 퀄컴의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시 특허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이른바 ‘특허 소진’ 이론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애플사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이 13일 미 법원의 지난달 24일 애플과 삼성전자 간 특허 소송 1심 평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상하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양사 간 소송에 대해 “정말 싫다”며 “캘리포니아 (법원)의 판결이 유효할 것 같지 않다. 아주 작은 것을 혁신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엄형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