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알림e 접속 폭주
제주 올레엔 항의전화 빗발 “무슨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요.”
경기 안양에 사는 직장인 김모(29·여)씨가 ‘통영 초등생 살해사건’과 ‘제주 올레길 살인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두 사건 모두 용의자가 ‘사건 발생지 인근에 사는 전과자’라는 점이 김씨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
김씨는 “우리 동네에도 우범자가 돌아다닐 거라고 생각하면 밖에 다니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최근 잇따르는 흉악범죄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주부 조모(35·서울 상도동)씨는 “동네에 혹시 있을지 몰라 확인했더니 5명이 나와 깜짝 놀랐다”며 “통영 사건이 남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28)씨도 “여자친구가 걱정돼 간밤에 사이트를 방문했다”며 “단계를 넘어갈 때마다 ‘고객님 앞에 다수의 대기자가 있다’며 한참 걸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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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여성관광객 살해 용의자 A씨가 23일 오후 포승줄에 양손이 묶인 채 제주동부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나와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 등의 강도 높은 대책을 주문했다. 이윤호 동국대 교수(경찰행정학)는 “통영 사건을 계기로 범죄자 신상공개 대상 확대 등 처벌 강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영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예방처우연구센터장은 “성범죄와 미성년자 대상 유괴·살인범죄에만 해당하는 전자발찌 부착을 강력범죄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우선 8월 말까지 전국 성폭력 우범자 2만여명에 대한 일제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경찰은 ▲최근 10년 이내 3년 이상 실형받은 자 ▲5년 이내 3회 이상 입건된 자 등 내부기준을 마련해 재범 고위험군을 관리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성범죄자 알림e’ 서비스를 스마트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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