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혹시 우리동네에도 범죄자가? 시민들 “길 다니기가 무섭다”

입력 : 2012-07-23 19:38:59 수정 : 2012-07-23 23:22:16

인쇄 메일 url 공유 - +

잇단 흉악범죄에 불안 고조
성범죄자 알림e 접속 폭주
제주 올레엔 항의전화 빗발
“무슨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요.”

경기 안양에 사는 직장인 김모(29·여)씨가 ‘통영 초등생 살해사건’과 ‘제주 올레길 살인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두 사건 모두 용의자가 ‘사건 발생지 인근에 사는 전과자’라는 점이 김씨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

김씨는 “우리 동네에도 우범자가 돌아다닐 거라고 생각하면 밖에 다니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최근 잇따르는 흉악범죄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인 ‘성범죄자 알림e(sexoffender.go.kr)’는 22일 밤부터 23일 사이 사람들이 몰려 검색이 쉽지 않았다. 사이트는 이날 내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에 머물렀다.

주부 조모(35·서울 상도동)씨는 “동네에 혹시 있을지 몰라 확인했더니 5명이 나와 깜짝 놀랐다”며 “통영 사건이 남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28)씨도 “여자친구가 걱정돼 간밤에 사이트를 방문했다”며 “단계를 넘어갈 때마다 ‘고객님 앞에 다수의 대기자가 있다’며 한참 걸렸다”고 전했다.

제주 올레길 여성관광객 살해 용의자 A씨가 23일 오후 포승줄에 양손이 묶인 채 제주동부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나와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제주 올레길 관리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제주 올레’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제주 올레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든지 길을 폐쇄하라고 역정을 내는 전화가 하루에 10통 넘게 걸려온다”고 말했다. 제주 올레 측은 홈페이지에 ‘여성 혼자서는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공지했다.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 등의 강도 높은 대책을 주문했다. 이윤호 동국대 교수(경찰행정학)는 “통영 사건을 계기로 범죄자 신상공개 대상 확대 등 처벌 강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영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예방처우연구센터장은 “성범죄와 미성년자 대상 유괴·살인범죄에만 해당하는 전자발찌 부착을 강력범죄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우선 8월 말까지 전국 성폭력 우범자 2만여명에 대한 일제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경찰은 ▲최근 10년 이내 3년 이상 실형받은 자 ▲5년 이내 3회 이상 입건된 자 등 내부기준을 마련해 재범 고위험군을 관리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성범죄자 알림e’ 서비스를 스마트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20120723022385 풀/ 한국 해외로 빼돌린 자산 세계 3위 //img.segye.com/content/image/2012/07/23/20120723022385_0.jpg 1 9 09 6 저작자 표시 + 변경금지 N 20120723023060 "짧은 분홍치마 입고 서있는 모습에 충동을…" 20120723182005 20120724094319 20120723193717 경남 통영경찰서는 등교 중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통영시 산양읍 초등학생 한아름(10)양을 살해하고 시체를 암매장한 혐의(강간 등 살인, 감금 및 시체유기)로 김점덕(44)씨에 대해 2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6일 오전 7시30분쯤 학교에 간다며 집을 나선 한양을 자신의 1t 트럭에 태워 집으로 데려간 뒤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범인 김점덕씨가 한양 살해에 사용한 노끈(위)과 트럭.김씨는 경찰 진술에서 “짧은 분홍색 치마를 입고 길가에 서 있는 한양의 모습에 순간적으로 성충동을 느꼈다”고 범행동기를 털어놓았다. 그러나 성폭행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경찰은 24일 한양의 시신을 부검해 살해당한 시점과 성폭행 여부,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는 한편 27일쯤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경찰은 또 김씨 집을 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아동 관련 동영상 등 음란 동영상 218편을 발견했다. 경찰은 김씨 집 작은방에서 한양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 2점과 노끈, 검은색 비닐테이프, 한양 시체를 땅에 묻을 때 사용한 삽도 찾아내 증거물로 압수했다.창원=안원준 기자 20120724021447 통영 女초등생 부검의 "부패 심해 성폭행 불분명" 20120724122928 20120724132217 20120724130452 성폭행 전과가 있는 이웃 남성에게 살해된 경남 통영의 여 초등생 한모(10) 양의 부검 결과 '시신이 부패해 성폭행을 당했는지 불분명하다'는 소견이 나왔다.통영경찰서는 한양이 이웃 주민 김모(44)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는지와 정확한 사망 시점을 가리기 위해 24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남부분원에서 부검했다.국과수 부검의는 "시신 부패상태가 심해 성폭행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경찰은 성폭행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체내 내용물을 채취해 유전자 감식을 하기로 했다.사인은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경부압박질식사로 판단했다.사망 시점에 대해서는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해 숨진 지 며칠이 지난 상태는 분명하지만 정확한 시점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부검의는 설명했다.이에 앞서 경찰은 김씨의 진술을 근거로 한양이 지난 16일 오전 8시24분~8시38분 살해된 것으로 판단했다.경찰은 김씨가 처음부터 한양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집으로 데리고 가 반항하자 목졸라 죽였다고 자백한 만큼 형법상 감금, 시신 유기 혐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살인 혐의를 적용해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한양의 시신은 통영으로 옮겨져 25일 오전 발인을 거쳐 화장될 예정이다. 20120723023065 제주 올레길女 살해범도 '동네아저씨' 20120723182006 20120724003323 20120723194218 제주 올레길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관광객 살해사건의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용의자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으며, 범행장소에서 10여분 정도 떨어진 곳에서 시신도 발견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함께 시신 중 일부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둔 이유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범행 10분 거리 대나무밭에 시신 유기23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여성 관광객 강모(40)씨를 살해한 혐의로 A(46·서귀포시)씨를 이날 오전 6시10분쯤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에서 긴급체포해 집중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경찰은 강씨가 실종된 12일 오전 ‘올레 1코스’에서 A씨가 쉬고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해 신원을 파악했다. 강도 전과가 있는 A씨는 사건이 발생한 곳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곳에 살고 있으며, 이 사건의 수사가 시작될 때부터 경찰의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이다. 경찰은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여러 의심 정황을 발견했다. 또 강씨의 신체 일부 등이 발견되기 전날인 19일 A씨가 다른 사람의 차량을 빌린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 차량의 보조석 시트에서 혈흔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하는 등 A씨를 압박했다.이에 A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경찰은 그가 시신을 유기했다는 성산읍 시흥리 대나무밭을 수색해 오후 6시30분쯤 강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범행 장소로 추정되는 올레 1코스에서 걸어서 10여분 정도 떨어진 지점이다. 발견 당시 시신은 일부가 탈의된 채 부패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A씨가 올레 1코스 부근에서 소변을 보는 자신을 피해자가 성추행범으로 오해해 신고하려 하자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다 목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경찰은 또 범인이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놓아둔 것에 대해서도 추궁하고 있다. 이날 시신 발견에 앞서 지난 20일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입구 시외버스정류장 의자에서 피해자 신체 일부가 발견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실종 장소에 대한 수색을 강화하자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일부러 범행 장소에서 18㎞ 떨어진 곳에 신체 일부와 신발을 놓고 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범인이 일부러 범행 사실을 알리는 이른바 ‘전시살인’일 수 있다고 말한다. 전시살인은 자신이 누군가를 살해했다는 것을 알리는 수법으로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사례다.  제주 올레길 여성관광객 살해 용의자 A씨가 23일 오후 포승줄에 양손이 묶인 채 제주동부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나와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올레길 안전성 문제 도마 위에 피해자가 올레길을 걷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레길의 안전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강씨는 사건 전날인 11일 올레 1코스 입구 부근의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잡았으며, 함께 투숙한 관광객에게 ‘올레길에 간다’고 말한 뒤 이튿날 아침 안개 속에 혼자 나섰다.제주 올레길은 현재 보조 5개 코스를 포함해 26개 코스 430㎞가 개설돼 있다. 올레길은 탐방객이 걸으면서 명상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안과 숲길 등이 연결돼 인적이 드문 장소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초행길의 탐방객이 한 번 올레길로 접어들면 위치를 모를 정도로 외진 곳이 많지만 위치 표지 시설이나 폐쇄회로(CC)TV 등의 안전장치는 전혀 없다. 그런데도 올레꾼 가운데는 혼자 여행하는 여성 관광객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2010년 11월 26일에는 올레길을 혼자 걷던 40대 여성이 3m 낭떠러지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고 47시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안용성 기자, 제주=임창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린 '상큼 발랄'
  • 아린 '상큼 발랄'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지수 '시크한 매력'
  • 에스파 닝닝 '완벽한 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