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시장에서 수십년 동안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제품들이 있다. 모나미 볼펜, 바나나맛 우유, 신라면, 참이슬, 뽀로로 등이 대표적인 예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장수 브랜드들이 사랑받는 비결에 대해 알아보자.
#1960년대… 모나미 볼펜(49살)
1963년 5월1일 처음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모나미 볼펜은 지금도 하루에 10만자루 이상 팔리는 국민 볼펜이다. 모나미 볼펜의 디자인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모나미 볼펜은 흰색과 검은색 그리고 육각주 형태의 단순한 디자인이다. 이렇듯 단순한 디자인은 50년 가까이 유지되며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준다. 유일한 변화는 브랜드명이 로고 타입으로 바뀌면서 M과 A가 소문자로 대체된 것. 이제일 모나미 마케팅팀 팀장은 “세월의 부침에도 변함없이 인기 있는 상품은 공통적인 요인이 있다”며 “모나미는 남녀노소 모든 영역에 걸쳐 90% 이상 브랜드 인지도와 70% 이상 브랜드 선호도 및 신뢰도를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1970년대… 바나나맛 우유(38살)
바나나맛 우유가 처음 등장한 1970년대로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갈 때 어머니가 챙겨주던 특별한 음료였다. 우유에 바나나 향을 조금 첨가했을 뿐인데 바나나와 우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퇴색했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바나나맛 우유는 하루 평균 80만개, 1년에 2억5만개 이상 판매되며 38년간 가공유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이렇듯 시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는 이유는 맛도 맛이지만 왠지 어수룩해보이는 용기도 한몫한다. 바나나맛 우유의 용기는 조선시대 달항아리처럼 편안하고 넉넉한 느낌을 준다.
#1980년대… 신라면(26살)
신라면은 공격적인 매운맛을 내세우며 1986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얼큰한 맛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경쟁이 치열한 라면 시장의 선두 자리를 차지한다. 신라면은 현재 80여개국에서 판매되며 한국의 맛을 세계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신라면이 큰 인기를 얻은 데에는 맛도 맛이지만 포장 디자인의 역할도 크다.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이뤄진 포장지는 보기만 해도 매운맛이 절로 느껴진다. 붓으로 쓴 ‘辛’ 자도 강하고 거친 통각을 연상시킨다. 지난해 하반기 신라면의 위상은 하얀 국물 라면의 공세에 잠시 휘청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이 하얀 국물에 질리기 시작하면서 신라면의 판매량이 다시 늘고 있다.
#1990년대… 참이슬(15살)
과거의 소주 병은 지금과 달리 병목이 짧고 몸체가 통통했다. 색 또한 맥주병처럼 갈색이 쓰이기도 했다. 현재 우리가 머릿속에 떠올리는 소주병의 원조는 199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참이슬’이다. 참이슬은 두산이 경월소주를 인수하며 내놓은 ‘그린소주’의 강세와 1997년 부도로 위기를 맞이한 진로가 만나 탄생한 합작품. 이들은 ‘진로’를 순우리말로 풀어 참이슬이라는 새로운 디자인의 소주를 출시했다.
참이슬은 대나무 숯 여과공법이라는 신기술을 앞세워 출시 6개월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참이슬의 성공 비결은 웰빙 열풍을 정확히 파악했다는 것. 청록색 병과 대나무 그림이 들어간 라벨은 청결하고 순수한 느낌을 주며 웰빙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도수가 낮아 순한 술을 찾는 여성 애주가들이 선호한 점도 인기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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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뽀로로의 ‘루피’와 ‘에디’ 캐릭터 |
‘뽀통령’ ‘뽀느님’ 등으로 불리며 어린이들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뽀로로. 뽀로로 캐릭터를 반영한 각종 상품들은 대형마트나 백화점, 완구점 등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뽀로로는 국내는 물론 세계 100여개국에서 인기다. 단편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는 2004년 프랑스 국영 방송 TFI에서 평균 시청률 58%를 기록하면서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뽀로로의 인기 비결은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다양한 동물 캐릭터. 뽀로로 제작사 측은 “다른 애니메이션이 영웅을 다루고 있는 데 비해 뽀로로는 또래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다루고 있어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arb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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