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준식 연구처장은 4일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서울대는 최근 제기된 일련의 논문 조작 의혹 건에 대해 엄정하고 신속한 조치를 위해 의혹이 제보된 논문을 중심으로 해당 두 교수가 공저로 발표한 다른 논문도 조사키로 했다"고 말했다.
기존에 의혹이 제기된 강수경 교수의 논문 15편과 함께 두 교수의 공동 논문을 추가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두 교수가 공저로 참여한 논문의 정확한 수가 파악되지 않았으나 2007년 이후 최소 25편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처장은 "이번 조사를 위해 내·외부로부터 접근을 차단하고 연구노트와 원실험데이터 등을 조기에 확보했다"며 "내일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열어 예비조사 결과를 심의하고 본조사의 세부사항을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초 익명의 제보자가 강수경 교수가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14편의 논문에서 사진 조작이 의심된다고 제보하면서 시작했다. 또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게시판에 익명의 제보자가 제보한 사진 자료가 공개되는 등 사건이 확산됐다.
이후 강수경 교수가 2년 전에도 같은 의혹으로 경고를 받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논문에 이름을 함께 올린 교수들도 공동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2일 브릭 게시판에 강경선 교수가 교신저자로, 강수경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해 지난 4월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의 실험 결과 사진에도 오류가 있다는 글이 올라온 뒤 강경선 교수도 논문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다음은 서울대 이준식 연구처장과의 일문일답.
--국제학술지 ARS에서 서울대 강경선 교수의 논문 건에 대해서도 답변을 요청했다는데.
▲브릭 게시판에 강경선 교수가 교신저자로 쓴 논문에서도 오류가 발견됐다는 내용이 2일 올라왔고, 강경선 교수가 3일 인지해 ARS지 편집장한테 직접 연락, 오류를 수정한 뒤 출판해줄 것을 요청했다. 브릭에 올라온 논문은 최종 하드카피가 아니다. 온라인 상태로 출판물 인쇄를 기다리던 상태여서 수정을 요청한 것이다. 이후 ARS 편집장이 서울대에 그 내용을 조사, 72시간 내 답변할 것으로 4일 요청했다. 그러나 우리는 72시간 내에는 답변이 어려워 기다려달라고 했다.
--연구진실성위원회가 조사할 논문은 총 몇 편인가.
▲현재까지 강수경 교수와 관련 문제가 된 논문은 기존 14편에, 강경선 교수가 교신저자로 쓴 1편을 더해 총 15편이다. 그러나 앞으로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고 논란이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두 교수의 이름이 함께 들어간 다른 논문도 조사키로 했다. 공저의 논문 수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기존 14편 가운데는 강수경 교수가 2008년 서울대에 오기 전 부산대의대에서 발표한 8편이 포함된다.
--강경선 교수에 대한 조사도 따로 진행하나.
▲연구진실성위원회가 5일 개최돼 두 교수 건을 함께 조사할 지 등 조사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강수경 교수에 대한 본조사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며 구성은 외부 2인 이상을 포함한 7인 이상으로 한다. 본조사 위원에는 서울대 수의대 교수 등 이번 사건에 관련된 전문가는 제외할 예정이다. 조사 기간은 경우에 따라 반년 이상으로 길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최대한 신속하게 하겠다. 판단이 어려우면 연구결과 재연성을 위해 제3자에 의뢰, 같은 조건에서 반복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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