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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보다 조직이 먼저"… 黨 존폐위기에도 막가는 당권파

입력 : 2012-05-05 01:50:06 수정 : 2012-05-05 01: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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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운영위 계파간 갈등 격화… 분당 재연 우려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4·11총선 비례대표 경선 부정에 대한 조사 결과를 깔아뭉갰다. 최대 정파인 ‘자주파’(NL·민족해방) 계열 경기동부연합의 ‘조직’ 보호를 위해 ‘불의’도 외면하고 갈 데까지 가보자는 태세다. 경기동부연합의 경선 부정 연루 의혹을 주장하는 비당권파는 강력 반발했다. 계파 간 정면충돌로 진보당이 돌파구 마련은커녕 분당에 따른 존립 위기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난장판 전국운영위원회… 사태 인식부터 사사건건 대결

4일 열린 전국운영위원회는 콩가루 같은 당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이번 사태에 대한 기본 인식에서부터 해법까지 계파 간 총체적 이견을 보이며 불신을 낱낱이 드러냈다. 전국운영위가 오후 2시부터 두 차례 정회를 거쳐 밤늦게까지 진행되는 동안 격한 감정이 섞인 상호 비난이 끊이질 않았다.

자주파에 속하는 이정희 공동대표는 “진상조사위는 당원을 모함하고 모욕줄 권한은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비당권파인 ‘평등파’(PD·민중민주) 심상정 공동대표가 제안한 비상대책위 구성에 대해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특히 2010년 전교조와 전국공무원노조의 정치활동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당시 민주노동당 서버를 압수수색하려 하자 하드디스크를 빼돌린 오병윤 전 사무총장을 거론했다. 오 전 총장을 당원·조직 보호의 모범사례로 들어 조준호 조사위원장을 ‘적’에, 조사위 활동을 ‘반조직적 행태’에 비유한 것이다. 현장에 모인 당권파측은 이 대표 발언후 세과시를 하듯 “와”하는 함성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국민참여당 출신 사이에선 “성수대교가 무너진 것 같은 충격”이라는 말이 나왔고 일부 당원은 “분당을 각오한 전면전 같다”며 혀를 찼다.

비당권파도 칼을 빼들었다. 국민참여당 출신 유시민 공동대표는 “이미 3월19일 현장투표 선거인명부를 보다 심각한 문제가 광범위하게 벌어졌음을 직감했다”며 “대표단이 총선 후 진상조사를 위해 투표함 봉인을 결정했는데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도 “진상조사위는 대표단 합의로 구성됐고 조사에 대한 일체의 권한은 조 위원장에게 있다”고 가세했다. 이후 회의에서는 장시간 진상 조사에 대한 이의 제기가 이어져 결국 보고서는 전국위 차원에서 채택되지 못했다. 또 ▲지도부 총사퇴 ▲비상대책위 구성 ▲경선 통한 비례대표 14명 총사퇴 ▲부정 선거 관련자 당기위 제소 등이 비당권파 현장 발의로 논의됐으나 지루한 공방만 새벽까지 이어졌다. 이영희(8번), 윤난실(13번) 비례대표 후보자 등은 철저한 반성을 요구하며 토론 도중 사퇴를 선언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1번 윤금순 당선자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례대표 후보 경선 부정 사태와 관련해 사퇴의사를 밝힌 뒤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허정호 기자
◆계파 갈등은 자주파의 ‘패권주의’가 근원… 5년 만에 다시 폭발 조짐


계파 갈등은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자주파의 ‘패권주의’, ‘진영논리’라는 근본적인 행태에 대한 이견을 뿌리로 한다. 2008년 민노당 내부에서 자주파의 ‘패권주의와 화해 불가’라는 결론하에 분당으로 치달은 계파 간 반목이 이번 사태로 5년 만에 다시 폭발하는 모양새다.

진보정당 한 관계자는 “2008년 분당 사태를 만들었던 모순이 해결되지 않고 잠복돼 있다가 다시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주파와 평등파가 2008년 민노당과 진보신당으로 분당된 후 지난해 다시 진보통합 논의가 시작되자 진보신당 내부에선 자주파의 패권주의를 두고 격론이 벌어진 바 있다. “패권주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통합 반대 여론이 일었지만 노회찬, 심상정 당시 공동대표는 “이제 자주파도 많이 반성했다”며 통합진보당에 합류했다.

그러나 당의 존립 위기에도 경기동부연합 브레인으로 꼽히는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가 사퇴하지 않고 이 대표가 이를 비호하면서 자주파는 여전히 ‘제식구 감싸기’에 사활을 거는 행태를 보였다. 결국 변한 것이 없음을 보여준 셈이다.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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