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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신문활용교육)] 기출문제 속 고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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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3-26 01:09:37 수정 : 2012-03-26 01: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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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드 러셀 ‘게으름에 대한 찬양’ 가난한 사람이 여가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부유한 사람들로서는 충격이었다.

19세기 초 영국에서 보통 사람은 하루에 15시간 동안 일을 했다. 아이들은 주로 12시간씩 일을 했으며, 어른과 동일한 양을 소화해 내야 하는 일도 빈번했다. 몇몇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은 노동시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지만, 늘 일 덕분에 어른들의 음주가 줄고 아이들은 탈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에 가로막혔다.(중략)

내가 근로시간이 4시간으로 줄여져야 한다고 말할 때에는 그저 나머지 시간을 무의미하게 낭비하라는 말이 아니다. 4시간의 근로시간을 가지고 기본생활과 편의를 충족하고 나머지 시간을 자신에게 알맞게 쓰도록 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사회 체제이건 지금보다 교육의 기회를 더 늘려야 하고, 그 교육은 사람들에게 여가시간을 현명하게 보낼 방법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는 지식인인 척하게 만드는 그러한 교육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농민들의 전통 춤은 먼 시골구석을 제외하고는 자취를 감추어 버렸지만, 적어도 그것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려 했던 욕구와 충동은 사람들의 내면에 남아 있을 것이다.

도시인들에게도 즐거움은 수동적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영화나 축구경기를 관람한다거나 라디오를 듣는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것은 활동 에너지를 모두 일에 쏟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조금 더 많은 여가가 주어진다면 사람들은 다시 능동적으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될 것이다.(중략)

하루에 네 시간 이상 일하도록 강요하지 않는 세상에서는 과학적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것을 탐닉할 수 있을 것이며, 화가들은 작품성만을 추구하더라도 굶지 않으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젊은 작가들은 불후의 명작을 남기기 위한 경제적 자립을 이루기 위해서 돈벌이용 조잡한 대중소설을 쓸 필요가 없을 것이고, 자신들의 역량과 개성을 잃을 일도 없을 것이다.

〈2008 동국대·서울교대·인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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