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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신문활용교육)] 더 많은 노동을 해야만이 더욱 행복해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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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3-26 01:10:01 수정 : 2012-03-26 0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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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서 취향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가를 통해서 진정한 행복에 도달
정부의 장시간근로 개선 정책에 대한 효과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은 최소 100만개 정도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경영계는 기업 부담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고용 창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장시간 노동과 노동시간 단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으로 줄이면 일자리 창출 규모는 최소 100만개로 추정됐다. 노동연구원이 OECD 34개 국가를 대상으로 2000∼2010년 국가별 연간노동시간과 고용률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연간근로시간이 100시간 감소하면 고용률이 1.8%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우리나라 연간 노동시간인 2193시간을 OECD 평균인 1749시간으로 444시간 줄이면 고용률은 8%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63.3%인 우리나라 고용률이 71.3%로 높아지면서 190만6000명 정도 고용이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노동연구원은 현실적으로 줄어든 모든 노동시간이 일자리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노동시간 단축분의 50%가 추가고용에 반영되면 고용률은 70.4%로 올라가면서 169만개의 일자리가, 30% 반영되면 67.5%의 고용률에 97만7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일보 2월 8일자〉

이 기사는 근로자의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기업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자는 주장을 하고, 기업은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고용창출 효과도 미미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노동자의 근로시간 단축이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지를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주목할 점은 기사 내용 중에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은 2193시간으로 OECD 평균인 1794시간보다 399시간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기업은 노동자들의 근로시간 단축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한국 근로자들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기록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총 160층)를 건설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장시간 근로 개선 정책 효과 논란


우리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그래서 잘 살아야 한다. 그래야 행복해질 수 있다’ 등의 슬로건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노동시간은 가장 긴 편에 속하고, 행복지수는 하위권에 속한 것으로 나온다.

버트런드 러셀은 ‘게으른 삶을 살 때 우리는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업가는 근로자가 여가 시간보다는 노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을 원하고 있다. 우리 또한 대부분 평생 열심히 일해야만 하는 것을 신성한 의무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러셀은 “의무란 개념은 역사적으로 볼 때 권력을 가진 자들이 그렇지 못한 자들에게 자기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대체적으로 주인의 이익을 위해 살도록 유도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며 “물론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이익과 인류 전체의 이익은 동일하다고 믿음으로써 스스로에게도 이 사실을 은폐한다”고 비판한다.

그는 또 현대사회가 기술의 발전으로 만인을 위한 생필품을 확보하는 데 꼭 필요한 노동의 양은 엄청나게 줄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현대인들은 권력자의 지배이데올로기 체제하에서 여전히 더 많은 노동을 해야 하는 불편한 진실 속에 놓여 있고, 쉴 틈 없는 신성한 노동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더 많은 노동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으면서 살지만 실제로는 진정한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내면의 소리를

최근 프로야구 시범 경기에 최다 관중이 몰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도 이제는 여가에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닐까?

러셀에 따르면 이러한 여가는 노동에 모든 에너지를 쏟고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수동적인 여가에 불과하다고 본다. 진정한 여가란 최소한의 노동(러셀에 의하면 4시간 정도의 노동)만을 한 상태에서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에서 남는 시간을 말한다.

그래야만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서로 친절해질 수 있고,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취향과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여가가 진정한 여가이고 이러한 여가를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오늘도 경쟁의 수레바퀴는 쉼을 향해 쉼 없이 돌고 있다. 잠깐 그 수레바퀴에서 내려 먼 하늘을 한 번 바라보자. 그리고 나의 내면에 귀 기울여보자. 내가 무엇을 하면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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