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CNN 독자투고 사이트인 'iReport(ireport.cnn.com)'란에 'Madness in Kangjung, Jeju Island, S. Korea for Naval Base(미 해군기지 건설에 제주도 강정의 분노)'라는 제목의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트위터 아이디 '@mikeeom68'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정부는 구럼비를 폭파시키고 미해군기지를 건설하려 한다"며 "이는 무자비한 행위이며 한국인들에게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해군기지가 강정에 유치된 뒤 미국과 중국사이의 군사적 경쟁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 정부가 왜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고 더군다나 작은 마을을 무너뜨리고 소중한 구럼비를 파괴하는 선택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5년 동안 강정마을 주민들과 수많은 NGO 활동가들이 구럼비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며 "많은 한국인들은 (기지부지)선정과정에서 합의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이뤄진 부적절한 선정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글이 올라오자 수많은 누리꾼들이 삽시간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를 통해 'CNN의 공식 보도기사'라며 실어 날랐다. 또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의 토론 게시판 '아고라'에서는 제주해군기지는 미해군기지라고 CNN이 방송했다는 글도 올라와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제주도를 미군에 헌납하는 이명박 정부가 한심하다', '현 정부의 꼼수를 CNN이 찾았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와 암울하다' 등 현 정부과와 해군에 대한 맹비난을 쏟아냈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국방부는 8일 오전 공식 트위터(@ROK_MND)를 통해 "현재 트위터상에서 돌고 있는 미국 모 뉴스방송 사이트 사진을 인용한 '제주 해군기지가 미군기지'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제주 해군기지는 순전히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익을 위해 건설하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다"라고 해명했다.
이 논란은 일부 누리꾼들이 CNN iReport의 운영방식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CNN iReport는 유저들이 글과 사진 동영상 등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 유저들은 자신들이 업로드한 글과 사진, 동영상의 리스트를 관리할 수 있는 자신만의 페이지가 생기게 된다.
자신의 페이지에 올린 콘텐츠가 CNN 방송이나 웹 뉴스에 보도가 되는지 확인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클릭을 하면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CNN은 자사 기준에 따라 정식 기사로 채택할 지 판단한다.
즉 CNN iReport는 CNN의 공식 보도가 아닌 일반인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일종의 시민제보란이나 독자투고란으로 보면 된다.
실제 글쓴이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CNN의 공식 보도가 아닌 시민기자로 자신이 올린 글이라고 밝혔다. 또 최초 발파가 예정됐던 지난 7일 오전 강정마을 사태를 CNN iReport에 올리겠다며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사진을 부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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