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의 ‘양혜왕장구’ 맹자가 양혜왕을 만났는데 왕이 “노인께서 천리를 멀다 않고 오셨으니, 장차 내 나라를 이롭게 함이 있겠습니까?” 하자, 맹자는 “왕께서는 하필 이익만 말씀하십니까? 또한 인의가 있을 뿐입니다. 왕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까 하면, 대부는 어떻게 하면 내 집안을 이롭게 할까 하고, 선비와 백성들은 어떻게 하면 내 자신을 이롭게 할까 할 것입니다.”(중략) 제선왕이 “내가 비록 민첩하지는 못하나 한번 해 보겠습니다” 하였다. 맹자는 “항산이 없어도 항심을 가지는 자는 오직 선비라야 할 수 있지만, 만일 백성에게 항산이 없으면 항심이 없게 되니, 진실로 항심이 없으면 방탕하고 편벽되고 사특하고 사치스럽게 되어 못할 일이 없습니다. 죄악에 빠진 다음에 쫓아가 벌주는 것은 백성을 그물로 쳐서 잡는 것과 같으니, 인정을 베풀고자 하는 임금이 어찌 그물을 쳐서 백성을 잡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훌륭한 임금은 백성의 항산을 제정하되 반드시 위로는 부모를 섬길 수 있게 하고, 아래로는 처자를 부양할 수 있게 하여 풍년에는 종신토록 배부르게 먹고 흉년에는 굶어 죽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 다음에 백성들을 선(善)으로 몰아가므로 백성들이 거기에 따르기가 또한 쉬운 것입니다.(중략) 오무의 택지에 뽕나무를 심으면 쉰 살 노인이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 닭이나 돼지, 개 등과 같은 가축들이 번식 시기를 놓치지 않게 하면 일흔 살 노인이 고기를 먹을 것입니다. 백무의 밭을 그 농사철을 빼앗지 않으면 여덟 식구의 가구가 굶주리지 않을 것이며, 학교 교육을 철저히 실시하여 효도와 공경을 되풀이하여 가르친다면 반백이 된 노인이 길에서 짐을 지거나 이고 다니지 않을 것이니 (중략) 이렇게 하고서도 왕노릇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005년 동국대 수시 기출
▲항산(恒産):일정한 생업
▲항심(恒心):늘 지니고 있는 올바른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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