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는 자동차와 기계, 화학, 가구, 의류 등의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2007년 무역 1조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로 바로 1조달러 클럽 티켓을 반납했다. 섬유와 기계 등 전통적 산업에 치중하면서 첨단 및 지식기반 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했고, 성장과정에서 누적된 과도한 정부부채로 미래의 성장 엔진에 대한 투자 재원이 부족한 점 등이 원인이었다.
네덜란드는 유럽 시장의 관문이다. 중계무역 활성화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경기확장의 절정기인 2007년 무역 1조달러 달성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제교역이 급감하면서 2009년에 무역 1조달러 클럽에서 탈락했다. 재정적자 확대로 추가 경기부양에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영국은 노동집약적 제조업기반에서 기술집약적 산업, 금융·서비스 및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한 효과를 누렸고, 그 폐해도 맛봐야 했다. 산업구조 개편으로 영국은 GDP 대비 제조업이 13%로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비중은 75%로 상승했다. 전체 GDP 중 금융산업이 9%를 차지했다. 영국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항공우주, 에너지, 생명공학 등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자금조달이 용이했다. 마침내 2006년 무역 1조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출이 급감해 2009년 무역 1조달러 클럽에서 탈락했다가 2010년 다시 무역 1조달러를 돌파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금융·서비스 산업이 비대해지면서 제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것이 독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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