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 마음으로 총선 불출마" 박희태 국회의장은 18일 한나라당의 2008년 7·3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살포’ 의혹을 부인하고 “검찰 수사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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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순방을 마친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천공항=김범준 기자 |
열흘간의 해외순방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한 박 의장은 인천공항 의전실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이번 사건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현재 (돈봉투 사건에 대해) 얘기하라고 한다면 ‘모르는 얘기’라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사죄하는 마음으로 우선 4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그리고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소정의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민주통합당은 소속 의원 88명이 서명한 박 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오종식 대변인은 “박 의장이 잡아뗀다고 넘어갈 일도, 4월 총선 불출마로 무마될 일도 아니다”며 “즉각 의장직을 사퇴하라”고 공격했다.
한나라당은 전국 민심이 형성되는 설 연휴 전 박 의장 거취 정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자진 사퇴를 거듭 압박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기자회견 내용이 미흡하다. 박 의장께서 경륜에 걸맞은 결단을 조속히 해주길 바란다”며 조기 용퇴를 촉구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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