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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10번째 '스톱'… 원전이 불안하다

입력 : 2011-12-14 23:53:08 수정 : 2011-12-14 23: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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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21기 중 38% 정지사고
노후화 탓… 고리1호만 128건
납품비리로 신뢰도마저 추락
예비율 8%로 하락…전력난 우려
원자력발전소가 고장으로 멈춰서는 일이 잦아지면서 원전 안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대적으로 안전을 점검했고, 한국 원전의 안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올해만 10번째 정지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도 깊어지고 있다. 원전 문제에 비판적인 시민사회 진영까지 참여하는 정밀 안전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작은 사고가 커다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원전 불안감 고조


14일 오전 8시36분쯤 발전용량 95만㎾급 고리원전 3호기가 멈춰서면서 발전이 정지됐다. 전날 오후 8시5분쯤 울진 1호기(95만㎾)가 정지된 지 12시간30분 만에 또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원전 관리를 책임지는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3호기는 터빈발전기의 과전압 보호계전기가 동작하면서 정지됐다”며 “원자로 안전이나 방사선 누출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의 해명에도 원전 안전에 대한 의구심은 확산하고 있다. 올 들어 원전이 가동을 멈춘 사고만 10번째다. 지난 1월20일 영광 5호기의 증기발생기 저수위에 의한 자동정지를 시작으로 고리원전 1, 2, 3호기, 신고리 1호기(2회), 월성원전 1호기, 울진원전 1, 6호기 등 곳곳에서 정지사고가 발생했다. 전체 21기 원전 중 무려 38%가 사고 원전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 노후화가 지목된다. 특히 국내 원전 가운데 2008년 처음 수명을 연장한 고리 1호기는 고장이 날 때마다 전력당국과 시민단체, 인근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4월 갑작스러운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됐었다. 1978년부터 올해까지 발생한 원전 사고 646건 중 128건이 고리 1호기에서 일어났다.

원전을 둘러싼 납품비리는 원전의 생명인 신뢰도마저 추락시키고 있다. 최근 고리원전 협력업체가 중고부품 등을 빼돌려 신제품인 것처럼 납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고리원전 2급 간부가 지난 8일 검찰에 구속되는 수모를 겪은 게 단적인 사례다.

환경운동연합은 “원자로가 갑자기 멈추면 원자로에 물리적, 전기적, 화학적, 기계적 손상과 충격이 가해진다”면서 “잇따른 정지 사고는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며, 그 자체로 안전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고개 드는 ‘전력대란’ 우려


12시간 사이에 95만㎾ 규모의 원전 2개가 멈춰 서면서 전력 운영 예비율은 한때 8%까지 떨어졌다.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현재까지 가동되지 않는 원전은 이들 두 사고 원전에다 정비에 들어간 울진 4호(100만㎾)·5호(100만㎾), 월성 4호(70만㎾)를 합쳐 모두 5기에 이른다.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고리 원전 3호기 가동 정지를 보고받은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즉각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고리원전으로 향했다. 한국전력은 사장이 주재하는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한수원은 울진 5호기는 22일, 월성 4호기는 21일 각각 정비를 마치고 가동에 들어가기에 460만㎾ 중 170만㎾분은 곧 다시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전 가동 정지 같은 비상 상황이 언제 또 발생할지 몰라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같은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이번 정지 사고의 원인부터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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