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어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려웠다. 읽기 ‘문학’의 6개 지문 가운데 김동환의 ‘산 너머 남촌에는’을 제외하고 곽재구의 ‘구두 한 켤레의 시’ 등 나머지 5개가 EBS 교재에 실렸던 것이다.
하지만 쓰기와 비문학 문항은 다소 까다로웠다는 평가다. 비트겐슈타인의 ‘논리 철학 논고’의 주요 내용을 설명한 인문 지문 등은 EBS 교재에서도 나왔던 것이지만 암기 위주로 공부한 일부 학생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청각 체계에서 일어나는 음원의 위치 파악 원리를 설명한 기술 지문은 EBS 교재에서 나왔던 것이 아니어서 상위권에서 변별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수리영역 난이도 역시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수로그나 무한 등비급수 등 예년 시험에서 출제됐던 단원에서 문제들이 고루 나온 데다, 이번에 수리 나형 출제범위에 새로 포함된 미·적분과 통계 문제를 EBS 교재에서 내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난이도는 낮았을 거라는 게 입시 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상위권 변별력을 위해 출제한 고난이도의 3∼4문항은 EBS 교재와 연계되지 않은 것이어서 수리를 약간 어렵게 느낀 학생들이 많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수리 가·나 모두 만점자 비율이 1%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국어, 익숙한 지문·유형 많아
만점자 비율이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0.7%, 9월 평가에서 0.3%에 머물렀던 외국어영역은 쉽게 출제됐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보다는 학생들에게 익숙한 문제 위주로 나왔다. 특히 빈칸이 2개로 구성된 빈칸 추론 유형을 빈칸 1개 유형으로 대체하는 등 만점자를 1%에 맞추기 위해 보다 단순화한 문제 유형도 있었다.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은 “전체적으로 올해 수능의 영역별 변별력은 수리 가·나, 외국어, 언어 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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