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는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하루 동안 인류에 무엇을 남길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일한다. 설사 잡스의 후계자가 같은 것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그것은 닮았을지언정 다른 것일 것이다.” 소프트뱅크의 최고경영자(CEO) 손정의는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를 이렇게 칭송했다. 잡스는 정보기술(IT) 업계에 혁명을 몰고온 세계 최고의 CEO로 평가받는다. 이제 잡스는 없지만 그가 남긴 IT 유산과 경영철학은 여전히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과연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를 최고로 만든 경영 스타일은 크게 ‘세상을 바꾸는 혁신’, ‘타협하는 않는 완벽주의’, ‘상황의 완벽한 통제’로 요약할 수 있다.

잡스는 애플의 CEO에서 물러날 때까지 혁신을 강조했다. 보통 기업들이 사업을 시작할 때는 시장조사를 벌이지만 애플은 달랐다. 매킨토시를 만들 때 시장에는 비슷한 상품이 없어 시장조사 자체가 불가능했고, 제품을 내놓은 후 시장 반응을 봐야 했다. 그러기에 실패도 많았다. 세계 최초 PDA ‘뉴턴’, 마우스와 그래픽인터페이스가 탑재된 PC ‘리사’, 사각형 컴퓨터 ‘큐브’ 등은 소비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했다. 하지만 잡스는 좌절하는 법이 없었다. 실패한 제품은 과감히 포기하고 또 다른 제품을 만들 뿐이었다. 애플에서 쫓겨났다가 구원투수로 복귀한 잡스는 PDA 사업을 정리하고 일체형 PC ‘아이맥’이라는 히트작을 만들어 냈다. 그는 PC업체들이 하드웨어 경쟁을 벌일 때 MP3에 주목했고, MP3 시장이 포화에 이르자 스마트폰 시장을 열며 세상을 계속 놀라게 했다.
◆타협하지 않는 완벽주의
잡스는 고집스러운 성격 탓에 ‘독재자’ 또는 ‘폭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자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연구진에 제품 개선을 요구하지만 정해진 시간을 늦춰주는 법은 없었다. 다른 기업과의 협상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영화제작사인 픽사를 운영하던 시절, 디즈니와 영화 제작 협상을 벌이면서 수차례 계약을 파기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었고, 끝내는 창업자 가족을 설득해 디즈니의 CEO까지 교체했다.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남달랐다. 시끄럽다는 이유로 노트북의 열을 식혀주는 팬을 제거하고,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 데 3단계 이상 조작해서는 안 된다거나 심지어 박스에 제품을 넣는 순서까지 관심을 기울였다. 잡스는 제품에서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비로소 만족했다고 한다.
◆상황의 완벽한 통제
애플의 제품군이 다양하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잡스가 각각의 제품 제작에 관여했기 때문에 수많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잡스는 100명 이하의 프로젝트 팀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관리했다. 또 각각의 팀이 무엇을 하는지 서로 모르도록 하는 비밀주의를 고수했다. 애플의 비밀을 모두 아는 것은 잡스뿐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애플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만들고 폐쇄주의를 고집하는 것은 상황을 통제하려는 잡스의 경영 스타일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일본 경제전문 언론인인 구와바라 데루야는 저서 ‘1분 스티브 잡스’에서 잡스는 운영체제(OS)를 보유해야만 종합적으로 제품을 검토하고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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