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 출발 가장 느렸지만 金…400m 계주선 시종 여유만만

이에 따라 볼트는 전날 남자 200m에 이어 400m 계주까지 휩쓸어 대회 2관왕을 달성했다. 볼트는 이번 대회 첫 출전 종목이었던 지난달 28일 남자 100m 결승에서 부정출발 실격으로 이미지를 구겼으나, 대회 2관왕과 더불어 세계신기록까지 세우며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서 명예를 완전히 회복했다.
볼트는 전날 200m 결승에서 이미 환상적인 막판 스퍼트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200m 우승 당시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19초19)에는 못미쳤으나 19초40이라는 올해 최고 기록으로 2009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출발반응 시간이 0.193으로 같이 스타트 라인에 섰던 8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느렸지만, 탁월한 코너워크와 폭발적인 스퍼트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이어 대회 마지막 경기인 400m 계주에서는 4번 마지막 주자로 나와 37초04라는 경이적인 기록에 앞장섰다.
볼트는 이날도 특유의 익살스러운 세리머니로 긴장을 풀며 세계신기록을 예고했다. 4번 주자로 트랙에 서서 몸을 풀며 흥겹게 리듬에 맞춰 어깨를 움직이고, 경기 직전에는 대회 마스코트인 ‘살비’ 흉내를 내는 여유를 보였다. 대구스타디움의 관중들도 일제히 “볼트, 볼트”를 연호하며 ‘지구촌 육상 축제’의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볼트는 이번 대구세계선수권대회의 명예까지 극적으로 살렸다는 평가까지 듣게 됐다. 대구는 자칫 역사상 세계신기록이 나오지 않은 4번째 대회로 등록될 뻔했지만, 볼트의 자메이카 계주팀이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육상 역사를 다시 썼기 때문이다.
대구=김준영 기자, 배진환 스포츠월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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