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바, 여자 7종경기 새 철녀로
800m 金 루디샤, 메이저 징크스 극복
100m 金 블레이크, 볼트 후계자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스타들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고 선수들이 줄줄이 비운을 맛봤지만 ‘지는 별’이 있으면 ‘뜨는 별’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향후 세계 육상의 판도를 이끌어갈 걸출한 새내기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육상의 세대 교체가 달구벌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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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체르노바 루디샤 블레이크 |
특히 제임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라숀 메리트(25·미국)를 막판 스퍼트로 완벽하게 제압해 주목을 받았다. 역대 가장 짧은 시간에 세계선수권 ‘트리플 크라운(유스·주니어·시니어 우승)’을 달성해 벌써부터 그를 주목하고 있다.
여자 7종 경기 우승자 타티아나 체르노바(23·러시아)는 대구에서 ‘새로운 철녀’로 탄생했다. 2009년부터 모든 대회를 휩쓴 제니카 에니스(25·영국)를 꺾고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10종 경기 선수였던 아버지와 모스크바 올림픽 계주 금메달리스트였던 어머니의 DNA를 이어받은 체르노바는 필드와 트랙에서 펼쳐지는 7종 경기 모든 종목에 고루 재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미래를 더 보장하고 있다.
남자 800m의 다비드 레쿠타 루디샤(23·케냐)도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 종목 세계 기록(1분41초01) 보유자이면서도 베이징올림픽과 베를린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마다 쓴맛을 봤던 루디샤가 드디어 세계를 제패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것이다. ‘메이저 대회 징크스’를 넘어섰기 때문에 향후 몇 년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은 루디샤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구대회를 통해 떠오른 스타 중 요한 블레이크(22·자메이카)도 빼놓을 수 없다.
100m 세계 챔피언으로 등극하며 ‘볼트의 후계자’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
우사인 볼트가 100m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하며 1위에 올랐으나, 블레이크가 볼트 이후 남자 단거리를 주도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어릴 때부터 최고 선수의 자질은 충분했다. 블레이크는 2009년 7월, 19세 197일의 나이로 9초96을 찍어 단거리 역사상 10초 장벽을 넘어선 가장 어린 선수였다. 블레이크는 “런던 올림픽에서 볼트와 파월을 꺾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당찬 성격까지 갖췄다.
대구=배진환 스포츠월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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