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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 기업 설립 무역거래로 위장…IT기술 ‘암호화프로그램’도 활용

입력 : 2011-08-26 01:17:37 수정 : 2011-08-26 01: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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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공작수법 25일 공안당국에 적발된 반국가단체 ‘왕재산’은 합법적 기업을 설립,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마치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암호화프로그램으로 공작활동을 벌여왔다.

검찰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소속에서 최근 내각 산하로 옮긴 ‘225국’으로부터 대남공작 지령을 받고 활동한 ‘왕재산’은 2001년 3월 조직됐다. 왕재산은 북한이 김일성 항일유적지로 날조한 함북 온성의 지역명칭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왕재산이 결성된 뒤 10년간 적발되지 않은 이유로 합법적인 무역거래로 위장해 북한과 연락했기 때문이다.

2001년 11월 설립된 전자책 출판 전문 벤처기업인 ㈜코리아콘텐츠랩과 이듬해 6월 설립된 주차장용 차량번호 인식시스템 개발업체인 ㈜지원넷이 공작활동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이들 업체는 각각 북한체제 선전과 공작금 마련을 위해 합법적 기업으로 위장해 활동했다.

특히 2009년 연매출 22억원에 달하던 지원넷은 왕재산 총책 김모씨 등이 중국·일본·말레이시아 등에서 225국 공작조를 접선할 때 쓴 여비 등 간첩 활동자금을 대줬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차량번호 인식시스템 기술도 북한에서 넘겨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과거 간첩활동 자금을 북한에서 조달받고 위장 차원에서 사업체를 운영했지만 최근에는 사업체를 직접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업체를 운영하거나 가짜 담배 등을 불법유통하던 것에서 진일보했다는 것이다.

간첩이나 스파이 영화에서 나올 법한 암호화프로그램을 왕재산이 사용한 사실도 이번에 적발됐다. 암호프로그램을 사용해 북한지령문을 받거나 대북보고문을 작성해 전송해 일반인들을 감쪽같이 속여왔다.

과거 모르스 부호 등을 사용하던 간첩들이 암호화프로그램인 ‘스테가노그라피’를 통해 지령문 등을 신문기사 등에 은닉한 뒤 전송하고, 해독프로그램으로 이 파일을 다시 지령문으로 바꾸는 형태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한 지령문과 보고문 중에 40여건이 스테가노그라피를 통해 암호화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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