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한예슬이 '스파이 명월'의 촬영을 거부한 지 3일 만에 복귀의사를 밝혔다.
17일 오전 소속사 측은 한예슬이 이날 오후 5시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며 17일부터 촬영장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여배우의 무단 촬영장 이탈로 인한 파장은 그야말로 거셌다.
촬영 거부에 앞서 한예슬은 쪽대본과 스케줄에 대해 자주 불만을 표시했고 담당 PD와도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BS는 1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쪽대본이나 살인 스케줄은 없었다"고 단호히 밝히고 주연 여배우를 교체할 뜻도 내비쳤다.
여론은 먼저 한예슬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비난 쪽으로 기울었다. 드라마와 방송은 국민과의 약속인데 개인의 뜻대로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 한예슬의 잠적으로 인해 15일 정규방송 대신 스페셜 방송이 나가자 이런 비난은 최고조에 달했다.
3일간의 진통 끝에 한예슬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난 지 24시간 만에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KBS가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고, 제작사 이김프로덕션 측은 100억원대에 해당하는 소송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왔다. 그리고 한예슬을 모델로 기용한 광고주들 역시 사태 추이를 심각하게 지켜보며 소송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련의 상황들이 한예슬에게 무척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고, 한예슬은 막중한 부담감과 책임감 때문에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많은 네티즌들은 한예슬이 경솔했다며 다시금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이게 꼭 한예슬만의 탓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SNS를 통해 한 네티즌은 "한예슬도 안타깝다. 누구나 자신이 버틸 수 있는 한계는 다르다. 책임감에 대해 질타를 하더라도 거기까지 갈 때엔 어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서로 발뺌하고 한 사람 매장하지 말고 이 참에 개선될 건 개선돼야 하지 않나?"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PD와 배우 사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누가 알겠나. 삼류소설을 써대는 언론들이 문제" "열악한 제작환경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하지만 한예슬의 무책임한 행동도 좀 실망이었다. 안타깝긴 하다"라고 꼬집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한 언론인은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환경에 대한 문제보다는 개인의 일탈을 비난하는 데 급급했던 언론과 관계자들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번 사태를 정확하게 보고 열악한 제작시스템을 하나 둘씩 개선시켜나갈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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