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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이슈why] 故송지선·채동하, 우울증 이면에 드리워진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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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5-29 18:02:33 수정 : 2011-05-29 18: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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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선 MBC 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의 투신자살에 따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가수 채동하가 자택에서 넥타이에 목매 숨진 지 발견돼 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두 사람은 극심한 불안감에 우울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을 생전 힘들게 했던 일들, 대중의 생각과는 달리 그것은 당사자에게 깊숙히 뿌리박힌 가시로 다가왔을 터. 우울증에 의한 충동자살로 치부하기엔 고인들의 죽음이 너무 애닯다. 

지난 23일 생을 등진 고 송지선은 17일 전 트위터를 통해 자살을 암시했다. 고 송지선은 6일 트위터에 "저를 데려가주실 수 없다면.. 힘을 주세요. 가슴이 쩡..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수면째 3알째" "하느님 저 좀 도와주세요. 뛰어내리려니 너무 무섭고 목을 메니 너무 아파요. 제발.. 나는 비오는 창밖을 향해 작별인사 다 했어요. 이제 그만 편안하게 해주세요. 제발" 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본 네티즌이 119에 신고해 출동했지만 당시 송지선은 자고 있었고, 그렇게 소동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내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임태훈 선수와의 적나라한 애정관계가 담긴 미니홈피 글이 파장을 몰고왔다. 고 송지선은 자살 직전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미니홈피 글을 작성하지 않았고, 임태훈과 1년 반째 교제 중"이라고 밝혔으나 임태훈 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큰 우울감에 빠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트위터 글이 해킹이 아닌, 직접 작성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자살소동을 벌인 고 송지선에 대한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고인의 전 남자친구 이성수는 "야구팬으로써 전 남친으로써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너무 여전하고 불쌍하다. 정신차려라 …해킹이든 니가 쓴 글이든 내겐 몇년 전이 생각나서 소름돋았다"는 글을 올렸고 송지선은 이성수와 주고받은 문자를 공개하며 이를 반박했다.

여론은 그녀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한 여성에 대한 배려 없이 한낱 흥미와 조롱거리로 치부했다. 자실 암시 글부터 임태훈과의 스캔들이 담긴 미니홈피 글, 그리고 전 남자친구와의 공방까지. 연이은 해명으로 고인의 심신은 지쳐갔을 것이다. 

여기에 그녀가 사랑하고 아꼈던 야구, 그리고 방송을 그만두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그녀를 더욱 옥죄었을 것이다. 고 송지선이 투신한 날은 MBC스포츠플러스 측의 징계여부가 발표되기로 예정돼 있었다. 

고 송지선은 스캔들에 대한 과도한 관심의 희생양이었다. 반면 고 채동하는 정확한 자살동기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중의 무관심,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한 우울감이 가장 유력한 사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은 27일 사건 브리핑에서 "채동하가 숨지기 직전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며 "최근 과다하게 우울증 약을 처방받았다. 지난 24일에도 10일치 우울증약을 처방받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고 채동하는 생전 최정상의 인기와 대중의 외면을 동시에 경험했다. 고 채동하는 2002년 솔로 1집 '나 트루(Na Ture)'로 데뷔했으나 2004년 SG워너비로 더 사랑받았다. 2008년 팀을 탈퇴하고 다시금 솔로로 나서 EP앨범 '디데이(D day)'와 솔로 2집 '에세이'를 발표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가요 관계자들은 솔로 전향 후 예상보다 활동이 부진했던 것에 대한 좌절감, 더 잘돼야 한다는 초조함과 압박감이 그를 힘들게 했을 것이라 짐작했다. 또 SG워너비로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다 솔로 전향 후 대중의 무관심에 부딪히자 상실감 역시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여자친구와 매니저 등 지인들을 최근 잇달아 떠나보낸 슬픔도 그의 우울감을 심화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가요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 채동하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솔로 앨범이 실패하고, 이 과정에서 친형처럼 따랐던 전 매니저 장모씨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상심이 컸다고 한다.
 
고인은 최근까지 일본에서 활동하고 의욕적으로 다음달 앨범을 준비하는 등 재기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국내 복귀를 앞두고 기대와 설렘보다는 또 다시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를 더욱 부담스럽게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우울증이 다른 질병보다 위험한 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세상의 따뜻한 관심이 있었다면 어쩌면 막을 수 있었을 비극이기에 두 청춘의 죽음이 더 애통하게 다가온다.

/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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