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유엔총장 “對테러전쟁 분수령 될 것”
이슬람 대부분 국가들 대체로 환영… 근본주의 단체 “神은 오바마 저주”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다는 미국의 발표가 나오자 그를 추종하는 세력과 서방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지하디스트)들은 빈 라덴 사살 소식을 부인하며 보복을 다짐했고 서방세계는 대테러전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 보복 다짐
파키스탄 뉴스전문 채널 지오(GEO) TV에 따르면 파키스탄 탈레반은 2일 성명을 발표, “빈 라덴이 여전히 살아있으며 그가 죽었다는 보도는 모두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강경 무장정파 하마스는 빈 라덴을 ‘아랍의 성스러운 전사’라고 치켜세우며 그를 사살한 미국을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행정부를 이끌고 있는 이스마일 하니야는 “(빈라덴의 사살) 뉴스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그 사건이 아랍인과 무슬림을 억압하고 유혈을 가져오는 미국 정책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의 회원들은 미국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이슬람 근본주의 포럼의 웹사이트에는 “오 신이시여, 제발 그 뉴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신은 오바마 당신을 저주한다”는 내용이 게재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아랍권 무장정파들은 미국의 사살작전을 비난했지만 이슬람권 각국은 대체로 빈 라덴의 죽음이 테러리즘의 끝을 여는 장이 되길 바란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빈 라덴이 그의 행실에 대한 벌을 받은 것”이라며 탈레반 세력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테러전 동참국 일제히 환영
미국의 대테러전에 동참했던 서방 각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빈 라덴 사살 소식에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빈 라덴이 더 이상 테러를 저지를 수 없게 됐다는 것은 전 세계인들을 크게 안심시키는 소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빈 라덴이 주도한 9·11 테러로 수많은 영국인도 목숨을 잃었다”며 “그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과 작전 관계자들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집요한 추적 덕분에 성공했다”며 “전지구적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요한 성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성명에서 “빈 라덴을 겨냥한 특공 작전으로 알카에다에 결정적 타격을 가했다. 평화세력이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러시아 크레믈궁 공보실은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국제 테러리즘과의 투쟁에서 달성한 미국의 중요한 성공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CCTV 등 언론은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을 긴급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매체는 사실 위주로 보도하며 논평은 삼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그의 죽음은 지구촌 차원의 테러와의 전쟁에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알카에다에 의한)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을 기억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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