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신체부위 ‘몰카’… 판치는 도촬범들

공공장소서 촬영한 중년男 2명 사진 수십만장… 인터넷 판매도
여성 다리만 찍은 대학생도 검거

여성의 치마 속이나 샤워 장면 등을 수년간 사진 찍은 중년 남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시(詩) 영감을 얻는다며 여성의 다리를 촬영한 남자 대학생도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4일 이모(40)씨를 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5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경남 김해·부산시내 대형마트와 관공서, 병원, 버스 승강장, 공중화장실, 해수욕장 등에서 여성의 치마 속과 샤워 장면, 화장실 이용 장면, 옷 갈아 입는 장면 등을 디지털 카메라로 몰래 찍은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은 1014명으로 추산됐다. 이씨의 집에서는 200기가바이트(GB) 상당의 ‘몰카’ 사진과 영상이 들어 있는 외장 하드디스크, 40GB 상당의 CD 58장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것들의 용량으로 미뤄 사진은 20여만장, 영상은 수천편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씨는 관절염으로 병원에 입원해서도 샤워실을 몰래 찍다 들켜 강제 퇴원당했고, 올해 초 전기공 일을 그만둔 뒤에는 사진 일부를 인터넷을 통해 23차례에 걸쳐 220만원을 받고 판매했다.

부산 중부경찰서도 이날 김모(52)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지난 11일 오후 5시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지하상가와 주변 쇼핑몰에서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의 모 선박회사 과장인 김씨가 최근 3년간 촬영한 사진은 2만여장이나 된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이날 김모(24)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13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여 동안 제주시 모 대학 앞에 세워진 자신의 승용차 조수석에서 지나가는 여성들의 다리 부위를 디지털 카메라로 270여장 찍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곧 시를 쓰는 대회에 나가는 데, 영감을 얻고 싶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창원·제주·부산=안원준·임창준·전상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