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연맹 본부 건물 외곽에서 카다피의 초상화와 리비아 국기를 흔들며 미국과 유엔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던 카다피 지지자 50여 명은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회담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는 반 총장과 그의 일행 15명에 몰려들었다.
반 총장 일행은 군경이 이들 시위대를 강제로 밀어내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으나 애초 예정됐던 인근의 타흐리르(해방) 광장을 둘러보는 일정은 취소하고 에삼 샤라프 이집트 총리와의 회담 장소로 직행해야 했다.
반 총장은 이번 봉변으로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으나 당황한 것 같았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은 반 총장이 "이집트 혁명의 `향기'를 직접 맡기 위해" 타흐리르 광장을 방문하길 원했었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샤라프 총리와 회담한 뒤 과도기 권력을 쥐고 있는 군 최고위원회의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사령관을 만나 가능한 한 신속하게 대통령 선거와 총선이 치러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이집트에서는 민주적 선거를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된 헌법 개정안이 지난 19일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7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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