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낙관 일러" 신중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일부에 냉각수가 주입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는 국내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아직 호전 여부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은철 서울대 교수(원자핵공학과)는 20일 “물이 제대로 공급되면 핵 연료가 식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은 끝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뜨거운 금속에 차가운 물이 갑자기 닿으면 금이 갈 수 있고, 원전 외부 폭발 때 충격으로 배관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어 걱정했다”며 “하지만 냉각수가 들어간다는 것은 이상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은 것은 핵폐기물 처리 문제”라며 “방사선 레벨이 하루 이틀 지나면 뚝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관계자도 “갑자기 찬물이 들어가면 배관에 균열이 생기는 등의 일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노심이 물에 잠기고 방사성물질 배출도 현저히 감소하면서 진정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이제는 장기적으로 염분을 없애고 장비를 철거하는 등 후속 모드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순흥 카이스트 교수(원자력·양자공학과)도 “전기공급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매우 걱정스러웠다”며 “원자로 바깥벽만 냉각시킬 수 있다면 노심용융물을 냉각시키고 원자로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현재 노심용융물의 영향으로 원자로 바닥에 1㎡당 300㎾의 열이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되는데, 원자로와 격납용기 사이의 공간에 물을 채우면 1㎡당 1000㎾의 열이 발생해도 원자로 용기가 손상되는 일은 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일본 방문을 마치고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한 뒤 “아직 상황이 호전됐는지 여부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내 방사선·원자력 전문가들이 일본 원전 대책팀에 합류하고 있다. 정규한 KINS 선임연구원은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을 돕기 위해 이날 일본에 파견됐다. 이병수 KINS 규제심의위원도 세계 각국의 원자력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되는 IAEA 내 일본 원전 대책팀에 합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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