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영 50·100m 등 4위 그쳐
“예상밖 우승에 감격” 울먹 “엄마 아빠 사랑해요. 평소에 말도 잘 안 들었는데.”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 정다래(19·전남수영연맹). 그는 17일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평영 2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한 직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처음 따봐서 눈물이 난다”며 감격했다.
정다래는 “금메달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100m를 턴하고 돌아섰는데 내 앞에 아무도 없길래 우승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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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래가 17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수영 200m 평영에서 정상에 오른 뒤 태극기를 두른 채 시상대에 올라 밝게 웃고 있다. 광저우=연합뉴스 |
여수구봉초-문수중을 거쳐 올해 부영여고를 졸업한 정다래는 2008년부터 계속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엉뚱하면서도 톡톡 튀는 말과 행동으로 대표팀 내에서는 ‘4차원 소녀’로 통했다.
주종목인 여자 평영 100m와 200m에서 국내 최강자인 정다래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운이 없었다. 평형 50m는 물론 평영 100m, 그리고 혼계영 400m에 출전해 모두 4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열린 평영 200m에서 2분25초02의 기록으로 깜짝 금메달을 한국 선수단에 선물했다.
정다래는 한국 기록(2분24초20)은 깨지 못했지만 예선에서 2분27초07로 전체 16명 중 1위를 차지해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랐다. 이어 결승 레이스에서 처음 50m 구간을 32초89로 스즈키 사토미(일본·32초61)에 이어 2위로 돌았다. 하지만 100m 구간을 돌 때 스즈키를 0.04초 차로 제치고 나서는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는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한국 여자 수영선수가 이같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조희연이 1998년 방콕 대회 접영 200m에서 우승한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정다래는 1982년 뉴델리 대회 3관왕(배영 100·200m, 개인혼영 200m), 1986년 서울 대회 2관왕(배영 100·200m)을 차지한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 그리고 조희연에 이어 한국 여자 선수로는 세 번째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를 안았다.
광저우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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