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만(34.상무)과 한진섭(29.충남체육회), 김종현(25.창원시청)으로 구성된 남자 소총 대표팀은 15일 광저우 아오티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셋째날 남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에서 아시아신기록인 1천785점을 명중, 중국(1천774점)과 카자흐스탄(1천771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사격은 이 종목에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궈냈지만, 4년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 은메달에 그쳤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한사격연맹은 남자 50m 소총복사에서 단체전 은메달 정도만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한진섭이 596점을 쏴 1위에 오르고 김학만과 김종현이 2, 3위로 뒤따르면서 한국은 개인전에서까지 '메달 풍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은 개성 넘치는 세 명의 선수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뤄낸 덕분이다.
먼저 한진섭은 한국 남자 소총이 가장 자신 있게 내놓는 스타 선수다.
중학생 때인 1995년 학교 특별활동을 계기로 총을 잡기 시작한 한진섭은 1996년부터 국내대회에 참가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2003년부터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공기소총과 소총 3자세에 출전했으나 각각 26위, 15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던 한진섭은 지난해부터 무서운 상승세로 '소총 에이스'의 자리에 올랐다.
올해에도 세계선수권대회 소총 3자세에서 1천176점을 쏴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한진섭은 결국 부푼 기대를 안고 입성한 광저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쏘며 단체전 금메달을 앞장서 이끌었다.
3위에 오른 김종현은 한진섭의 뒤를 추격하는 신예다.
중학생이던 2001년 선생님의 권유로 총을 잡은 김종현은 2004년부터 국제대회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처음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실력이 급향상했다.
대표팀 변경수 총감독은 "올해 대표팀에 들어와 윤덕하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실력이 크게 늘었다. 앞으로 한진섭과 함께 한국 소총을 이끌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종현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소총복사 단체전 은메달을 거머쥐면서 감독의 열성적인 지도에 보답했다.
김종현은 자신의 라이벌로 당당히 한진섭을 꼽는다.
선배를 넘어서고자 하는 후배의 의지와, 쉽게 정상을 내주지 않겠다는 선배의 자존심이 만나 시너지를 내면서 금메달을 만들어낸 셈이다.
둘은 성격도 딴판이다. 한윤섭이 빠르게 총을 쏘면서 공격적으로 경기를 치르는 스타일이라면 김종현은 시간을 최대한 끌면서 마지막까지 신중하게 총을 쏜다.
두 스타일 모두 장단점이 있다. 급하게 쏠수록 실수할 가능성이 커지고 시간을 너무 끌면 나중에 조급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향의 두 선수를 감싸고 조화시킨 것이 맏형 김학만이다.
초등학생 때인 1988년부터 사격을 시작한 김학만은 오랫동안 남자 50m 소총복사에만 전문으로 출전해 온 '붙박이'다.
화려한 경력은 없지만 묵묵히 대표팀을 지켜온 김학만은 두 후배 사이에서 풍부한 경험을 나누며 대표팀 전력을 극대화했다.
세쌍둥이 아빠로 광저우에 오기 직전 돌잔치를 치른 김학만은 가장 값진 선물과 함께 한국에 돌아갈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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