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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더미로 변해버린 ‘펜트하우스’ 처참

입력 : 2010-10-05 00:20:03 수정 : 2010-10-05 00: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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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현장 지난 1일 화재로 송두리째 타버린 부산 해운대구 우신골든스위트 38층 펜트하우스는 완전한 폐허로 변해 있었다.

화재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해운대경찰서 수사본부는 4일 오후 2차 정밀감식을 마친 뒤 화재현장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아파트 동관 38층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내부 집기류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잿더미로 변해 있었다.

내부 콘크리트 벽은 금이 쩍쩍 갈라지고 움푹 파인 자국이 선명했다. 천장 구조물도 엿가락처럼 늘어졌고 부분적으로 폭삭 내려앉은 곳도 많았다. 전깃줄은 뒤엉켜 시야를 가릴 정도였다. 목재가구는 재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합동 감식작업 4일 부산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 4층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방서,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의 관계자들이 합동으로 감식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건물 바닥은 바둑판 모양의 구조물이 뼈대를 드러낸 가운데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평소 동백섬과 해운대 앞바다는 물론 달맞이 고개까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 펜트하우스의 창틀은 휘어지고 통유리는 오랜 열기를 견디지 못해 부서져 떨어져 나가 있었다.

이번 화재의 발화지점인 4층 미화원 휴게실 및 재활용품 분리장 역시 60여㎡ 규모의 공간이 잿더미가 돼 있었다. 평소 미화원들이 쉬던 간이침대는 불길에 타 앙상한 뼈대만 남은 채 널브러져 있었다. 4층 창틀은 화염에 녹아내려 화재 당시 불길이 얼마나 거셌는지를 가늠케 했다.

특히 화재를 목격한 미화원 권모(58)씨가 경찰에게 발화지점으로 지목한 팀장 관리실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불에 탄 모습이었다. 이에 반해 이날 공개된 20층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집은 화재피해를 전혀 입지 않은 멀쩡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폐허로 변한 38층과 달리 37층은 외벽이 불에 타기는 했지만 집 내부로 직접 화염이 스며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37층 입주민 김모(55)씨는 “화재 당시 5시간 이상 불에 타 집 내부가 모조리 다 탔을 것이라고 낙담하고 있었는데 막상 확인해보니 전혀 불길이 들어오지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방본부, 전기회사 등과 함께 4층 발화지점에 대한 2차 정밀감식을 했다.

경찰은 정밀감식 분석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발화지점인 4층의 원래 용도가 배관실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시설이 환경미화원들의 탈의실과 재활용품 집하장 등으로 불법 용도변경된 경위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해운대서 관계자는 “건축법 위반 여부와 함께 관할 구청과 소방서의 관리·감독 소홀 여부도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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