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전망 등 특단의 대책 필요”

전문가들은 “자살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방치해선 안 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당수 연예인 ‘군중 속 외로움’ 느껴=연예인들은 통상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화려한 조명 뒤에서 연예기획사와 불평등 계약 등뿐만 아니라 숨막히도록 꽉 짜인 일정이 그들을 옥죈다.
30일 영화배우 박진희씨가 지난해 발표한 석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연기자 260명에 대한 심층면접 결과 응답자의 40%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자살의 위험이 있는 심한 우울증을 앓는 응답자도 10명 중 1명(10%)꼴이었다. 연예인은 군중 속에 휩싸여 있지만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상대를 찾기 힘들다.
인기스타의 자살은 동조 자살을 의미하는 ‘베르테르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영화배우 이은주씨가 자살한 2005년 2월에 240명이던 여성 자살자가 같은해 3월 462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가수 유니와 탤런트 정다빈의 자살 직후에도 같은 현상이 보고됐다.
◆부끄러운 ‘자살 공화국’ 오명=지난 5월 OECD가 발표한 ‘2010 OECD 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인의 자살률(2008년 기준)은 인구 10만명당 21.5명으로 30개 회원국 가운데 1위다. 1999년까지만 해도 10만명당 13명 정도이던 자살률이 10년 새 2배로 뛰어올랐다.
경찰청 통계에서도 2009년 자살 사망자는 1만4579명으로 전년 대비 18.8%나 늘었다. 하루평균 약 4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령별 사망원인에서 20∼30대는 자살이 1위를 차지한다. 성공과 실적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경쟁에 뒤처지거나 취업에 실패한 젊은이들이 절망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자살 사이트의 활성화 등 변화하는 사회 환경을 분석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향력이 큰 연예인들이 자살예방 활동에 동참하면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조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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