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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1/2 ②] '신불사' 드라마로만 보니…

입력 : 2010-03-21 15:31:09 수정 : 2010-03-21 15: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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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CG와 억지 스토리…'신불사' 왜 이러시나요

 

지난해 종영한 드라마 ‘에덴의 동쪽’, ‘아이리스’ 등 제작비 1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작 드라마들이 줄줄이 히트를 하며 ‘블록버스터’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과 기대치는 높아졌다. 

제작 초기부터 많은 화제를 끌어 모은 MBC주말극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이하 신불사)는 무엇보다 ‘100억대 제작비 투입’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시청자의 기대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사극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온 송일국의 컴백작으로 화제를 모은 데 이어 한채영, 한고은, 김민종 등 화려한 출연진 또한 눈길을 끌었다.  

가족을 죽인 거물들을 상대로 복수극을 벌이는 현대판 영웅의 이야기를 다룬 ‘신불사’는 그러나 지난 6일 첫 방송에서 15.8%로 출발한 뒤 2회 14.4%, 3회 12.4%, 4회 11.4%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시청자들 “조악한 CG에 손발이 오그라들어”

‘신불사’는 방영 전부터 이슈를 몰고 왔다. 특히 송일국의 ‘명품 뒤태’는 가장 많이 회자된 이슈거리였다. 송일국은 호박고구마를 먹으며 15kg 체중 감량으로 명품 몸매를 만드는 데 공을 들였고, 전문적인 운동을 통해서만 가꿀 수 있다는 승모근과 삼각근을 비롯, 상완이두근에서 광배근까지 보이는 화보를 공개했다. 뿐 아니라 극중에서 뛰어난 무술실력을 자랑하는 주인공 ‘최강타’ 역을 소화하기 위해 지난 2년 여간 현란한 액션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이러한 사전 마케팅은 드라마 초반 관심 끌기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외실을 중시한 것일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실감하듯 첫 회 15%의 시청률을 얻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한 ‘신불사’는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며 꾸준히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있겠느냐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법이다.

무엇보다 ‘신불사’는 어린이 드라마를 연상케 할 만큼 조악한 CG로 혹평을 뭇매를 맞았다.  첫 회의 어설픈 ‘보트 폭파 신’으로 처음 CG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3회 방송분에서는 민망할 정도로 허술하기 짝이 없는 건물 폭파 장면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이 장면은 자신의 부모를 죽인 4적 중 가장 큰 적인 재벌총수 장용(정한용 분)의 위협하기 위해 강타(송일국 분)가 꾸민 일로, 장용으로 하여금 단순한 협박이 아닌 앞으로의 험난한 대결을 예고하는 중요한 장면이기도 했다. 드라마 전개상 긴장감을 최고조로 극대화 시켜야 했던 그 장면은 ‘어설픈 CG’로 흥미를 반감시키고야 말았다. 특히 폭파 잔해 물을 뒤집어쓴 모습은 마치 시트콤을 연상케 하듯 우스꽝스러웠다. 

‘옥의 티’ 또한 드라마의 흐름을 막고 있다. 폭파된 차량이 전과 후과 다르다거나, 차가 폭파된 뒤 똑같은 번호판을 달고 주차되어 있는 차가 카메라에 잡히는 것은 예사다. 송일국이 멋지게 요트를 타는 장면에서는 장갑을 착용한 장면과 착용하지 않은 장면이 교차 편집되었고, 송일국과 김민종의 승마 대결 장면에서 송일국이 탄 말이 수시로 바뀐 것도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했다.

하지만 ‘어설픈 CG’는 극의 흐름을 깰 수는 있어도 전체 작품의 흥행 여부를 좌지우지하지는 않는다. 가령 지난해 큰 인기를 모으며 신드롬을 일으킨 KBS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경우도 초반 유명했던 ‘수영장 오리 신’으로 구설수에 오르며 진땀을 흘린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배우들의 뛰어난 열연과 짜임새 있는 연출력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어쩌면 ‘신불사’의 ‘CG 논란’과 ‘옥의 티’는 애교 수준으로 넘어가 줄만 할지 모른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선악 구도는 선명한데…극단적 설정과 연기력 논란



‘신불사’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 받는 요소는 무엇보다 ‘스토리 라인’이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스토리 전개와 산만한 내용 그리고 공감을 얻지 못하는 극단적인 상황 설정이 드라마의 질을 높여주지 못하고 있다.

초반에는 이국적인 하와이의 풍경과 요트 폭발 신 그리고 차량 추격신 등 화려한 볼거리를 내세웠지만 정작 내용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스케일은 크지만 연출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상이다. 장면과 장면은 뚝뚝 끊어진 채 맥락 없이 나열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다.

대사는 마치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 듯 가볍고 배우들의 연기도 무미건조하다. 그동안 주로 사극에서 위엄을 떨치며 호령하던 영웅 송일국은 화려한 검술신과 호화로운 요트신 그리고 광활한 초원을 말 타고 달리는 장면까지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다양한 신을 소화해내며 강력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하지만 신이라 불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몸짱’은 됐을지언정 무엇인가 생기를 잃은  듯 한 얼굴빛은 아쉬움을 자아내고, 수염을 붙이고 선글라스와 터번을 걸친 채 두바이 고위 관리로 변장을 한 장면은 마치 콩트를 보는 듯 했다. 이러한 크고 작은 디테일들은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며 ‘신’이라 불려야 할 사나이를 알맹이 없이 폼만 잡는 ‘허세’로 전락시키고 있다. 비키니로 몸매를 한껏 과시한 극중 재벌 상속녀로 출연하는 한고은과 열혈기자 역의 한채영 또한 지나친 노출신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우스개 소리로 ‘신불사’가 ‘신용이 불량한 사나이’라는 말이 있다. 4회까지 시청자에게 보여준 드라마의 ‘신용’은 불안하다. 본격적으로 갈등 관계와 복수의 과정이 그려지는 5회부터 묻여 있던 캐릭터들에게 생기가 더해질지 그리고 나아가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시청률에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WE+ 1/2 ①] '신불사' 원작과 비교해보니…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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