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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나간 ‘막가파 네티즌’… 김길태 팬카페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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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3-15 13:57:00 수정 : 2010-03-15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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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 팬카페’ 개설… 金씨 무죄 주장
음모론도 제기… “당장 폐쇄하라” 비난
인터넷에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 피의자 김길태의 ‘팬카페’가 만들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철없는’ 네티즌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치부하기에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 팬카페 화면. 카페 첫 화면에 “사랑해요 김길태”라는 문구가 버젓이 게재돼 있다.
14일 한 유명 포털사이트에는 ‘김길태 공식 팬카페’가 개설돼 ‘김길태 영웅전’ 등 1000여건의 글이 올려져 있다. 김길태가 체포된 다음 날인 지난 11일 만들어진 이 카페 회원은 개설 3일 만에 700명을 넘었다.

회원 중 호기심이나 이들의 행동을 지적하려고 가입한 이들도 적지 않지만 이날 김길태의 납치·살해 자백에도 상당수는 별다른 근거 없이 김길태 옹호론을 펼치고 있다. ‘사술사’라는 필명을 쓰는 운영자는 “김길태가 범인이라는 증거가 없고 유전자(DNA) 검사 결과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게시판에는 “돈을 모아 (김길태가 먹고 싶어했던) 자장면을 배달해 주자”는 황당한 제안이나 “정부가 실책을 덮으려고 의도적으로 김길태를 이용하고 있다”는 음모론도 올라와 있다.

일부 네티즌은 김씨가 잘생겼다고 치켜세웠다. 이들은 김씨를 ‘꽃길태’라고 부르며 직접 그린 김씨 모습을 올려놓았다. 한 회원은 “김길태님은 잘생겨서 모든 것이 면제(된다)”라고 주장했다.

카페 측은 앞으로 김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인터넷 게임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카페를 접한 대다수 네티즌은 “빨리 폐쇄하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필명 ‘소울’은 “당신 가족이 희생됐다면 이렇게 팬카페를 만들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고, ‘tmdvlf157’은 “피해 본 아이가 불쌍하지도 않냐. 요즘 네티즌 너무 막나가네. 당장 카페 차단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과거에도 유영철, 강호순 등 반인륜 흉악범을 영웅시하는 인터넷 팬클럽이 생긴 적이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사회적인 내용의 카페가 아무런 규제 없이 개설되지 않도록 포털사이트의 철저한 관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터넷 문화가 확산되면서 심각한 이슈에 대해 올바른 가치판단 대신 재미로만 접근하는 것 같다”며 “우리 사회의 몰가치 경향이 해결되지 않으면 흉악범에 대한 일그러진 칭송문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대 기자 karis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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