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으로 본 김길태 범죄행각

“李양 집 다락방 창문 통해 침입해 성폭행→살해→옆집 물탱크에 유기”
살해장소 등은 못밝혀

부산 여중생 이유리(13)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33)는 이양 집 다락방 창문으로 침입해 이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러나 김길태는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며 범행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2일 구속영장에 따르면 김길태는 지난달 24일 오후 7시10분∼오후 9시쯤 이양 집 다락방 창문으로 침입해 이양을 성폭행하고 다른 장소로 끌고가 감금했다. 이어 성폭행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이양의 코와 입을 막은 뒤 목을 눌러 숨지게 했다. 이양의 공식 사인은 비구폐색 및 경부압박질식이다.

영장은 “김길태는 이양을 살해한 뒤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유기하기로 하고 끈으로 이양의 양 손목을 뒤로 묶고 양 발목을 결박한 뒤 검은색 가방에 시신을 넣어 옆집 옥상으로 운반했다”고 밝혔다.

빈 물탱크 안에 시신이 담긴 가방을 넣고 석회가루를 물에 섞어 넣었으며 블록과 타일을 그 위에 올렸다. 이어 이양의 옷과 신발 등이 담긴 검은색 비닐을 물탱크에 넣은 뒤 물탱크 덮개로 덮고 그 위에 블록과 돌을 올리는 수법으로 시신을 유기했다.

그러나 영장에는 이 사건을 규명할 핵심 사안인 이양 살해시점이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지 않다. 언제 어디서 성폭행하고 살해했으며 시신을 유기했는지 경찰이 아직은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시신유기에 쓴 끈과 석회가루, 블록, 타일 등을 언제 어디서 구입했는지 등도 나와 있지 않아 앞으로 경찰이 수사에서 밝혀내야 할 부분으로 남았다.

부산=전상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