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수사본부에 따르면 김길태는 10일 오후 경찰에 붙잡힐 때 모두 17점의 물품을 갖고 있었다.
먼저 만 원권 지폐 24장과 일천 원권 지폐 2장, 500원짜리 동전 1개 등 현금 24만2천500 원 갖고 있었다.
또 열쇠 2개와 남성용 팬티 1점, 주방용 비닐장갑 7점, 위생봉지 7점, 1회용 라이터 3개, 던힐 담배 3갑, 사탕 반 봉지, 군청색 비니모자 1개, 면장갑 1켤레, 1회용 면도기 1점, 여아용 분홍색 털장갑 1켤레, 손목시계 1개, 길이 12㎝짜리 드라이버, 파란색 헌 마스크 1개 등이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분홍색 털장갑과 현금, 십자형 드라이버, 면장갑, 비닐장갑 등이다.
분홍색 털장갑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낄 정도 크기다. 새 것은 아니었으며 누군가 끼던 것일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털장갑이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 양의 것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 씨가 이 양 실종 하루 뒤인 지난달 25일 이후 부모의 집에 들른 적이 없고 그의 부모도 아들에게 돈이 없다고 밝혔던 점으로 미뤄 돈은 김길태가 도피기간 훔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십자형 드라이버와 면장갑, 비닐장갑 등도 절도 같은 다른 범죄에 활용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길태 소지품 가운데 이 양 살해사건이나 도피기간 추가 범행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3일 이 양의 집 부근의 빈집에서 잠을 자다 수색나온 경찰의 인기척에 놀라 도주하면서 김길태가 내버려둔 그의 가방을 확보했는데 그 가방속에는 휴대전화 등의 소지품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가방 속에는 훔친 것으로 보이는 휴대전화 2개와 비닐모자와 뿔테안경 등이 들어있었다.
경찰은 이들 휴대전화의 사용 내역을 조사했지만 2개 모두 착.발신 흔적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알람시간이 오전 5시로 설정돼 있었는데 이는 휴대전화를 취약시간대인 새벽시간에 은신장소로 옮기려는데 활용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