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명 매몰 15층 건물 잔해서 25명 구조
위성전화·의료인력 등 국제 지원 쇄도 규모 8.8의 강진이 덮친 칠레는 정부의 치안 확보 노력에도 물과 식량 등을 챙기려는 주민들의 약탈과 방화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나서면서 전기·가스 등이 공급되고 공항과 도로도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AP·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칠레 국가비상국은 이번 지진 피해가 가장 큰 마울레 지역에서만 544명이 숨지는 등 1일(현지시간) 현재까지 모두 723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사망자가 15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약탈·방화로 치안 확보 역부족=칠레 정부는 재난지역에 1만명의 병력과 구호품을 보내기 시작했지만 질서 유지에는 힘이 부치는 상태다. 제2 도시 콘셉시온에서는 이날 굶주린 시민들이 상점가를 습격해 물과 밀가루 등을 약탈하고 불을 질렀다. 시 소방서 관계자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소방서와 병원까지 약탈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파트리시오 로센데 내무차관은 “단속 과정에서 약탈자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야간 통행금지 위반으로 160여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칠레 정부는 식량난과 약탈사태 해결을 위해 산티아고 시내 대형 상점 관계자들과 만나 무장경찰 배치를 조건으로 영업 정상화에 합의하고, 약탈이 심한 콘셉시온에서는 대형 슈퍼마켓에 있는 식량을 모두 구입해 무상 배급키로 했다.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강진 피해 지역에 파견된 군 병력 규모를 1만4000명으로 늘리고 있다”면서 “약탈행위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2일 말했다.
◆복구 및 생존자 구조작업 본격화=콘셉시온에서는 당초 60여명이 매몰된 것으로 알려진 15층짜리 빌딩 잔해 속에서 이날 25명이 구출됐다. 아직도 48명의 생존자가 있는 걸로 알려져 구조대원들의 필사적인 발굴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공항과 도로 등 국가 기간시설 복구도 빨라지고 있다. 산티아고 국제공항은 전날 미국 마이애미와 페루 리마를 출발한 항공기의 착륙을 허용된 데 이어 이날 오후부터는 대부분 정상화될 것으로 칠레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콘셉시온과 산티아고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도 이날부터 부분적으로 통행되고 있다. 폐쇄된 항만도 정상화를 위해 접안시설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여진으로 복구작업이 지연되고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지난달 27일 대지진 이후 칠레에서 규모 4.9 이상의 여진이 160회나 감지됐다고 밝혔다. 이날 피해현장으로 구호품을 싣고 가던 소형 항공기가 추락해 탑승객 6명이 모두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국제사회 지원 잇달아=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칠레 정부가 요청한 임시 교량과 야전병원, 위성전화, 발전기, 피해평가팀, 정수설비, 의료장비 등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위성전화 20대를 제공키로 했다. 유럽연합(EU)은 4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일본과 중국도 각각 300만달러와 100만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아르헨티나는 의료인력 54명과 정수시설 4개조를, 볼리비아와 세계식량계획(WFP)은 각각 60t과 30t의 식량을 보내기로 했다.
강갑수 기자 kks@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한국 부자의 기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14/128/20251214508711.jpg
)
![[특파원리포트] 中 공룡 유통사들 유럽 공습](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14/128/20251214508707.jpg
)
![[김정식칼럼] 토지거래허가제의 득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14/128/20251214508692.jpg
)
![[심호섭의전쟁이야기] 북베트남은 어떻게 승리했을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2/14/128/20251214508699.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