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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중형세단 글로벌경쟁 전초전…누가 웃을까?

입력 : 2009-12-04 13:29:28 수정 : 2009-12-04 13: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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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현대 캐시카우' 노리고 국내공략 시동

 

[이코노미세계] ‘캠리’ 열풍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올해 미국서 돌풍을 일으킨 현대·기아차와 세계 자동차업계 1위인 토요타가 한국시장을 자존심을 건 맞대결의 장(場)으로 삼으면서 경쟁이 붙었다. 이는 ‘국산차vs수입차’의 대결국면으로까지 이어지는 양상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차량 자체에 대한 평가를 넘어 ‘애국심’, ‘반일정서’ 등을 거론하는가 하면, 이참에 국내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국산차 업체가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 질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바람을 탈 경우 탄탄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현대차와, 그 발목을 잡겠다고 나선 토요타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시장전망 장밋빛 …불안요소는 상존=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초까지만 해도 자동차 산업에 대해 어두운 전망이 많았다.

GM이 파산위기를 맞고,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이 펼쳐지는 등 글로벌 대형 업체들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각국의 신차구입정책이 효과를 내면서 시장 회복세도 속도가 붙었다. 상대적으로 금융위기 피해가 적었던 중국이 올해 단일국가로는 세계 최대 시장이자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현대·기아차도 미국에서 선전하며 불황을 무색케 했고, 토요타도 부동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는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연일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한국자동차협회 측은 내년에는 자동차산업 환경이 최악이었던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에 이점으로 작용했던 요인들도 함께 소멸될 수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정부 지원책 종료 등에 따라 외부요인에 따른 ‘반짝 효과’가 아닌 진짜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 업체들도 본격적인 시장 공략이 시작되면서 점점 위협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 토요타, 현대차 캐시카우 흔든다=토요타는 글로벌 톱5 업체들 중 현대차를 가장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무서운 기세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반은 물론 한국 내수시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토요타의 한국시장 공략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내수시장 규모로는 세계 13위에 불과하지만,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시장을 캐시카우(계속 현금을 벌어들이는 부분) 삼아 세계시장 공략을 가속화 하고 있는 현대차에 제동을 걸 수 있느냐 여부는 향후 세계시장 판도에서도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토요타는 일단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대외적으론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 내수시장이 아닌, 수입차 시장공략이 목표”라며 “이익을 남기는 것보다는 사회공헌 사업 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힌 것이다. ‘돈 벌 생각이 없다’는 얘기로 들린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토요타의 치밀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가격 책정에서는 토요타의 속셈이 그대로 드러난다.

주력 차종인 캠리 2500cc의 가격은 3490만원이다. 경쟁 차종인 YF쏘나타와 그랜저의 정확히 중간 가격이다. RAV4도 현대 투싼ix와 뉴싼타페의 중간 가격을 책정했다. 현대차를 겨냥한 가격 책정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기아차마저도 캠리 여파로 신차 K7의 출고가격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 영업담당 관계자는 일본 대표 담배브랜드 마일드세븐을 예로 들며 “마일드세븐이 처음 국제시장을 공략할 때 저가격 정책으로 서서히 인(印) 이 박히게 하는 전략을 폈다”며 “지금 토요타는 한국시장에 그와 같은 방식으로 뿌리내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저항이나 반일 감정 등이 아직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조금씩 시장을 장악해 가겠다는 것이다.

◆시장구도 바뀔까=그동안 수입차가 들어오면서 이처럼 반향이 뜨거웠던 적이 없었다. 벤츠, BMW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들도 국내 진출 당시 파장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토요타는 경쟁 차종의 가격을 교란시키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기아차가 아직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토요타가 몰고 올 시장 교란 작전과 그에 따른 국산차 업체들의 영업이익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대차는 그동안 돈이 되는 중대형 차종 판매에 주력해 왔다. 차량의 고급화를 내세우며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었던 현대차는 토요타 라는 복병을 만난 셈이다.

우려가 조금씩 현실화 된다면 국산차 업체들이 ‘캐시카우’를 잃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예상할 수 있다. 캠리 효과로 소비자들은 일단 가격이 싸고 더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국내 기업이 시장에서 점점 설자리를 잃어갈수록 일자리가 줄어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올 수도 있다.

반면 토요타가 시장공략에 실패 할 경우 제 무덤을 파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토요타는 현재 가격정책에서 무리수를 두고 있다.

또 서비스망 확충과 사회공헌사업 등에 계속 돈을 쓸 경우 자칫 적자가 누적돼 장기 성장의 발목을 잡히게 될 지도 모른다.

현대차가 앞으로 어떤 전략으로 토요타에 맞서 안방을 사수할지, 토요타는 어떤 방식으로 국내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그리고 소비자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 줄지 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분명한 점은 한국시장에서의 성패가 글로벌무대 업계 순위를 뒤바꿀 수 있는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임삼미 기자 sm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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