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직장 선호탓 실업자중 30세미만 40%
中企선 채용 공고 수개월 지나도 감감무소식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일자리를 달라’는 구직자들의 외침과 ‘일할 사람이 없다’는 중소기업의 한숨이 겹치는 기현상이 전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대학을 마치고 취업전선에 몰린 젊은 층이 ‘괜찮은 직장’을 구한다며 눈높이를 여간해서 낮추지 않아 ‘취업난 속 구인난’은 더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김씨를 불러주는 곳은 지금까지 없었다. 서류전형에서 탈락하기를 수십 번. 간신히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면접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올해 초 보다못한 지인이 서울의 한 중소 무역업체 사무직 자리를 권했다. 그는 고민 끝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며 거절했다. 그는 “지금까지 버텨온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아무데나 취업할 순 없다”며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해야 할 것 같아 공무원 시험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괜찮은 직장’에만 매달리면서 실업자 10명 중 4명이 30세 미만 젊은 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실업자(구직기간 4주 기준)는 90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76만4000명)보다 14만1000명(18.5%)이나 급증했는데, 15∼29세 이하 청년 실업자가 전체 실업자의 38.9%인 35만1000명에 달했다.

경기 시흥에 있는 철도차량 부품업체 Y사의 경우 올해 초 노동부가 운영하는 취업정보 사이트인 워크넷(www.work.go.kr)을 비롯해 여러 채용 관련 온라인 사이트에 공고를 냈지만 채용하느라 고생했다. 적정 인원이 10명이었지만 당시 7명만 채웠다.
이 회사 대표는 “공고를 내고 8개월이 지나도 구직 희망자가 단 1명도 없어 주변 사람과 관련 업체에서 알음알음 소개받아 겨우 몇명 충원했다”며 “실업난이 심각하다고 하지만 우리 같은 영세업체는 사람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소연했다.
이 회사 대표는 “공고를 내고 8개월이 지나도 구직 희망자가 단 1명도 없어 주변 사람과 관련 업체에서 알음알음 소개받아 겨우 몇명 충원했다”며 “실업난이 심각하다고 하지만 우리 같은 영세업체는 사람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소연했다.

◆‘미스매치’ 줄여야=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의 수요·공급 간 ‘미스 매치’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실업문제를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구직자들은 고용 안정과 고임금이 보장되는 공기업이나 대기업을 선호한다. 최근 대거 양산된 ‘고학력 백수’들도 중소기업만은 기피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경기지역 소재 대학생 300명과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를 잘 보여준다. 조사 결과 대학생의 64%는 대졸 초임 연봉으로 ‘최소 2500만원 이상’을 바랐지만 이런 기대 수준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답한 중소기업은 26%뿐이었다.
대학생들이 일하기를 희망하는 기업으로는 ‘공무원 및 공기업’(42%)과 ‘대기업’(38%)이 대부분이었고 ‘중견기업’(14.3%)이나 ‘중소기업’(5.7%)을 꼽은 응답은 적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구직을 원하는 대졸 취업자의 눈높이가 높아져 인력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며 “‘취업난 속 구인난’이라는 모순된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구직자와 구인 업체 간에 접점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회부 기획취재팀=김용출·김재홍·나기천·강구열·이귀전·이진경·장원주·이태영 기자 societ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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