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이번 손상을 일으킨 악성코드는 ‘msiexec1.exe’, ‘wversion.exe’ 등으로, 하드디스크 데이터 영역에 ‘Memory of the Independence Day’라는 문구를 덮어쓰는 방식으로 PC에 치명적인 피해를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파일이 실행되면 PC 부팅이 되지 않으며 doc, xls, ppt, pdf 등 문서파일이 파괴돼 사용자들이 PC를 사용하지 못할 뿐 아니라 중요한 정보가 유실된다.
아직 정확한 피해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감염 PC가 전국적으로 적게는 3만대에서 많게는 8만대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피해가 우려된다. PC가 부팅되기 시작하는 순간 이들 악성코드가 활동을 시작해 상당수 PC를 마비시키면 전국적으로 일시에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더욱이 감염된 PC가 중요한 자료를 보관하고 있을 경우 PC 마비 이상의 치명적인 타격도 가능할 수 있다.
업계는 파일 분석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자료 복구 가능 여부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해커는 이를 통해 전국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주는 동시에 수사기관의 추적마저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해커들의 공격 유형과 비교할 때 이번과 같은 악성코드는 극히 이례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해커들이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파괴형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금전적 이득을 노린 해킹이 대세가 되면서 이 같은 파괴형 악성코드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는 해커가 좀비 PC를 조종해 디도스 공격을 감행하고 이후 PC까지 파괴하는 등 개인과 국가 IT 인프라 전반을 노린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전형적인 테러라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악성코드는 기존의 디도스에 활용된 것과 완전히 다른 성격의 테러형”이라며 “안전 수칙을 준수해야만 자신의 PC와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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