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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식 햇볕’ 쿠바를 비추다

입력 : 2009-04-15 10:13:06 수정 : 2009-04-15 10: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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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확산 노리고 47년만에 경제봉쇄 해제
수출입 금지는 여전… 카스트로 “자선 필요없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반세기 가깝게 지속돼온 미국의 쿠바 봉쇄 빗장을 열어젖히고 있다.

미 백악관이 13일 발표한 쿠바 제재 완화 방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이란과 러시아 등을 상대로 펼친 ‘리셋 외교’(관계 재설정 외교)의 일환이다.

미국은 피델 카스트로가 1959년 혁명 전사 체 게바라 등과 함께 미국의 지원을 받던 바티스타 독재정권을 축출한 이후 쿠바와 앙숙이 됐다.

61년 쿠바와 외교관계를 단절한 미국은 62년 쿠바에 경제봉쇄 조치를 취한 이래 지금껏 쿠바를 정치,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전략을 펼쳐왔다. 대선 후보 시절 쿠바 봉쇄 정책의 변화를 예고한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50년 동안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가 해빙 국면으로 진입한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우선 쿠바에 가족을 둔 쿠바계 미국인들의 현지 여행과 송금 제한을 확 풀었다. 또 미국 통신회사의 쿠바 진출을 허용하고 미국 내 친지가 요금을 대신 부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조치가 실행되면 쿠바 주민들은 통신과 위성라디오, 위성TV 서비스를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된다. 미국과 쿠바 간 정기 항공노선 개설 문제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밀폐된 사회주의국 쿠바에 미국식 자본주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바마식 ‘햇볕정책’인 셈이다. 이 때문에 쿠바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이 내민 손을 선뜻 맞잡을지 의문이라고 CNN 등 미 언론은 보도했다.

쿠바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쿠바 체제에 대한 도전은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혀왔다.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은 이날 미국 발표 후 관영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쿠바는 미국에 ‘자선’을 구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지난 47년간 존속하고 있는 금수 조치를 끝낼 것을 촉구했다. 쿠바에 대한 수출입 금지 등 핵심적인 경제제재방안을 그대로 존속시키는 데 대한 반발이다.

최근 쿠바를 방문했던 바버라 리 하원의원(캘리포니아, 민주당)은 이번 조치와 관련, “라틴아메리카 15개 국은 쿠바와 정상적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미국만이 고립돼 있다”고 비판했다. 미 상원에는 쿠바 경제제재 조치 완화 법안이 제출돼 있다.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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