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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해동 갓바위근린공원 안에 위치한 목포자연사박물관. 화석, 광물, 조류, 포유류, 곤충 등 3만 6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
목포에서는 마트를 코앞에 두고 지나는 산업철도가 있다. 이곳에서는 명물로 통한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가 아닌 ‘기찻길 옆 마트’인 셈이다. 완행 기차가 철로에서 장애물을 만나면 기관사가 내려 장애물을 없애고 다시 운전대에 오른다. 경기불황과 산업철도 수요 감소로 요즘은 기차가 하루에 한번 지나가는 것도 버겁지만, 예전에는 하루에도 수차례 지나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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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나무 |
목포를 찾은 관광객은 2006년 379만5000여명에서 지난해 595만7000여명으로 2년 사이 63%나 증가했다. 명물과 함께 다른 지역에서 부러워할 만한 게 풍부한 박물관이다. 여기에 남도 특유의 맛으로 목포가 자랑하는 절대 맛 5미(味)가 더해진다. 두 요소는 ‘해양관광특구’ 목포의 이미지를 살찌우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국 6대 도시였던 만큼 목포가 간직한 유산은 풍부하다. 1897년 개항 이후 일본의 흔적이 도시에 짙다. 목포는 이를 배척하기보다는 역사의 교훈으로 간직하는 방식을 택했다.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사용한 목포근대역사관을 비롯해 1900년 완공된 일본영사관 건물에는 목포문화원이 들어서 있다. 이외에도 목포자연사박물관, 국립해양유물전시관, 남농기념관, 목포생활도자박물관 등 전시 관람시설이 다양하다.
역사의 발자취와 기록의 현장을 살폈다면, 맛을 음미할 순서다. 목포에서는 홍탁삼합, 민어회, 세발낙지, 꽃게살무침, 갈치조림을 5미로 여긴다. 목포에 이틀만 머무른다면 5미를 죄다 섭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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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삼합 ◇꽃게장무침 ◇민어회 |
2미는 민어회다. 민어는 수심 1m 근처에 자라는 어족이다. 안주인 이름을 딴 영란횟집(061-243-7311)에서 회는 물론 껍질, 부레, 지느러미까지 상을 가득 채운다. 민어회는 여름에 최고의 맛을 내는데, 한번이라도 맛을 본 사람이라면 제철에만 찾지는 않을 것이다.
세발낙지는 3미로 평가받는다. 새의 다리처럼 가늘다는 뜻의 세발낙지는 목포 인근에서만 유독 많이 잡힌다. ‘갯벌 속의 인삼’이라는 평가처럼 낙지는 원기회복에 최상의 건강식이다. 이곳에서 낙지의 변신은 무죄다. 독천식당(061-242-6528) 등 목포에서는 세발낙지가 연포탕, 회무침, 낙지비빔밥, 갈낙탕 등 13가지 요리로 변신한다.
4미는 꽃게살무침이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꽃게무침과 꽃게살이 입안에 군침을 돌게 한다. 음식점 선경(061-242-5653)에서 함께 점심을 한 목포 사람들도 유독 이 음식을 칭찬한다. 참기름에 꽃게살무침을 함께 비벼먹으니 이런 호사가 없지 싶다.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좋아하는 식도락가라면 더 쉽게 꽃게살무침에 취하기 십상이다.
목포 5미의 대미를 장식하는 음식은 바로 갈치조림. ‘먹갈치’의 본고장인 목포에서는 가을이면 갈치낚시 축제를 연다. 하지만, 가을에서야 그 맛을 본다면 인내심이 필요할 터다. 단백질이 풍부한 귀족생선인 갈치를 접하는 손님이 선미(061-242-0254) 등 식당에 즐비하다. 목포시는 목포 5미를 알리기 위해 무안동 유달산 입구에서 옛 중소기업은행까지 453m 구간을 ‘목포 5미 맛집 거리’로 조성하고 있다.
목포=글·사진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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